홍콩 영화배우 저우룬파(주윤발)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중국의 엄격한 영화 검열로 인해 영화 촬영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중국 온라인상에서 네티즌의 공감을 얻었지만, 그를 비애국적이고 친홍콩 독립론자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 발언으로 문제를 겪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6일(현지시각) VOA(미국의소리)는 “저우룬파가 중국 정부의 엄격한 검열을 한탄했고 네티즌은 그가 해당 발언으로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걱정했다”고 보도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저우룬파는 전날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 본토에서 영화를 촬영할 경우 대본을 여러 정부 부처에 보내 검토를 받아야 한다. 지금은 제약이 많아 영화제작자들에게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우리는 홍콩의 정신을 보여주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이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저우룬파는 홍콩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홍콩 영화 산업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이후에는 많은 것이 변했다. 정부의 방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영화 제작을 위한 충분한 자금을 모으기가 어렵다”며 “중국 본토 시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일종의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해서는 “한국 영화는 소재가 광범위하고, 한국 정부의 지원도 있고, 자유가 많아서 창작 아이디어의 폭이 매우 넓을 것”이라며 “종종 한국 영화를 보면서 ‘이런 이야기까지 다룰 수 있다고?’ 싶어서 놀란다”고 했다.
홍콩 정부는 2021년 영화를 검열할 때 ‘국가 안보’ 고려 사항을 추가하도록 요구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같은 해 통과된 영화검열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안보에 유해한 영화는 상영이 금지된다. 해당 법으로 홍콩 당국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지지하거나 미화한다고 판단할 경우 이미 상영 허가를 받은 영화에 대해서도 허가를 취소하고 상영을 금지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의 일부 정보 계정을 제외하면 중국 언론은 저우룬파의 검열 발언을 따로 보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웨이보에서는 저우룬파의 발언이 일부 네티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한 네티즌은 “검열이 실제로 국내 영화 제작을 방해했다. 영향을 받는 것은 홍콩만이 아니다. 본토 영화 창작자들도 영화 만들기를 두려워하고, 제작할 수 없는 영화는 포기해야 한다”고 썼다.
반면 이 발언을 비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웨이보 블로거 ‘샤오판하오서’는 “1997년 이전 홍콩 영화는 폭력적인 내용이 너무 많아 대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지적했고, “저우룬파는 알고 보니 홍콩 독립운동가였다”는 댓글도 올라왔다. VOA는 “웨이보가 저우룬파의 발언을 다룬 일부 게시물과 사진을 삭제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VOA 엑스(트위터)에는 저우룬파의 안부를 걱정하는 글도 올라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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