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 기반을 둔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방위군 간의 포격으로 레바논에서도 민간인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레바논군이 8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방위군 간의 전투가 얼마나 격렬해지느냐는 이번 전쟁의 향배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레바논군은 “확인되지 않은 숫자의 민간인이 치료를 위해 부상으로 후송됐다”며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7일부터 국경에 지원군을 보내고 레바논 남부에서 유엔군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바논 정부도 부상자의 총원을 정확히 발표하지 못하고 있지만, 레바논 국영통신 NNA는 아동 2명이 이스라엘 방위군의 공격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전했다.
◊레바논 남부 장악한 헤즈볼라 “하마스와 연대”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다음 날인 8일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표시하기 위해 레바논·시리아와 이스라엘 접경지인 ‘셰바 팜스’에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고 발표했다. 셰바 팜스는 이스라엘이 점유하고 있지만 레바논과 시리아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지역이다.
헤즈볼라 고위 인사인 하솀 사디에핀은 이날 베이루트 외곽의 헤즈볼라 근거지인 다히예에서 열린 행사에서 하마스를 향해 “우리의 역사, 우리의 총과 우리의 로켓은 당신들과 함께 한다고 말했다. 미 외교협회(CFR) 자료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레바논 내에서 시아파 무슬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다. 남부 레바논 대부분과 수도 베이루트의 일부, 동부 베카 계곡 일대가 헤즈볼라가 장악한 지역이다.
헤즈볼라의 개입은 이스라엘 방위군이 서남부와 북부에서 ‘양면전’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팔레스타인 영토 중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 지구는 이스라엘 서부에 있다. 이스라엘 북쪽 국경은 헤즈볼라가 장악한 레바논 남부와 맞닿아 있다.
◊이스라엘, 가자 지구 봉쇄→점령으로 전략 변경하나
한편 이날 뉴욕타임스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촉발된 이번 전쟁이 하마스와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략 변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는 중동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이스라엘은 촘촘한 정보망으로 하마스의 동향을 미리 파악하고 하마스의 육로 침공을 억지함으로써 하마스의 영향력을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 지구 내에 봉쇄하는 전략을 사용해 왔다.
역대 이스라엘 정부가 이런 전략을 채택한 이유는 하마스가 사실상 정부처럼 행세하며 통치하고 있는 가자 지구를 점령하려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너무 많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 200만명에 이르는 가자 지구 주민을 통제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가 이란으로부터 자금, 훈련, 선진적 전투·정보 장비를 포함한 무기를 제공 받아 강력해지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이들을 억지할 수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러나 지난 7일 하마스가 육·해·공을 통해 이스라엘 영토에 침공해 민간인을 대거 살상하고 납치함으로써 이런 전략의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미국의 한 고위 국방 당국자는 뉴욕타임스에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어떤 선택지도 남겨놓지 않았다고 믿으면서 이제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고, 가자 지구에 대한 육로 침공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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