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니 룩(23)/이스라엘 외무부 엑스(옛 트위터)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음악축제 현장에서 거의 나체 상태로 의식을 잃은 채 트럭에 실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끌려간 독일계 이스라엘인 여성 샤니 룩(23)이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CNN,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외무부는 30일(현지 시각) “샤니의 사망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충격적”이라며 “샤니는 음악 축제장에서 납치된 후 테러리스트들에게 고문당하고 ‘거리 행진’을 했다. 그는 헤아릴 수 없는 공포를 경험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샤니의 어머니인 리카르다 룩도 이스라엘군을 통해 딸이 사망한 것을 확인됐다고 말했다. 리카르다는 “샤니의 시신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지만, 두개골의 파편을 발견해 DNA 검사를 한 결과 샤니의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리카르다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샤니가 지난 7일 하마스의 최초 공격 당시 머리 부분에 총격을 입고 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끔찍하지만 적어도 샤니가 고통을 받지 않았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했다.

앞서 샤니는 이스라엘 남부에서 열린 음악축제에 갔다가 하마스에 붙잡혔다. 소셜미디어에 확산한 샤니의 영상을 보면 하마스 대원들은 의식을 잃은 샤니를 트럭 짐칸에 실어 어디론가 끌고 간다. 당시 샤니는 속옷을 제외한 모든 옷이 벗겨진 상태였다. 영상 속 하마드 대원들은 샤니를 싣고 거리를 지나가며 환호하고, 이중 몇몇은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다. 한 대원은 쓰러져 있는 샤니의 머리에 침을 뱉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 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영상을 올린 샤니 루크의 어머니. /엑스(옛 트위터)

샤니의 가족들은 샤니의 문신을 보고 그를 알아봤다. 리카르다는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우리는 하마스의 기습공격 소식을 듣고 샤니에게 전화해 피할 곳이 있느냐고 물었는데, 샤니는 곧 차를 타고 안전한 곳으로 가겠다고 했다”며 이 통화가 샤니와의 마지막 통화였다고 했다.

한편 샤니의 사망 소식에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샤니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돼 정말 안타깝다”며 샤니의 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 소식은 나에게 끔찍하다”며 “이는 하마스 뒤에 숨은 모든 야만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