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1일(현지 시각)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일시 휴전 7일 만에 전투를 재개했다. /AFP 연합뉴스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온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무장 단체 하마스 간의 일시 휴전이 결국 7일 만에 끝을 맺었다. 미국과 카타르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테러와 로켓 공격을 재개한 것이 결정적 이유다. 이스라엘은 즉각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재개하며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박에 나섰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적대 행위 자제를 다시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은 1일(현지 시각) 오전 7시 “하마스 측이 일시 휴전 합의 내용을 연달아 위반함에 따라 가자지구 내 전투를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달 24일 일시 휴전에 들어간 지 7일 만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가 약속된 시간까지 추가로 석방할 인질 명단을 넘기지 않았고, 곧이어 이스라엘 영토를 향한 공격도 다시 시작했다”며 “휴전 계속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군 전폭기가 가자지구 내 하마스 시설을 타격 중”이라고 밝혔다. 하마스도 “이스라엘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오전 5시 50분쯤 이스라엘 남부 스데롯을 향해 로켓 공격을 했다. 이어 이스라엘 남서부의 홀리트 키부츠(집단농장)에도 로켓 공습 경보가 울렸다. 가자지구에서 날아온 로켓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에 격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하마스의 로켓 공격이 확인된 직후 이스라엘군 수뇌부의 긴급회의가 열렸고, 이어서 ‘일시 휴전 종료’ 발표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연기가 자욱이 피어오르는 가자지구 - 1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자욱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며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했다. 지난달 24일 일시 휴전에 나선 지 7일 만이다. /AFP 연합뉴스

앞서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에 대한 테러 공격도 자행했다. 하마스 대원 2명이 지난 30일 아침 출근 시간대 예루살렘 시내의 한 버스 정류장의 시민들을 향해 소총을 난사, 3명이 숨지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에 ‘휴전이 즉시 종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었다. 미국과 카타르의 중재로 추가 인질 석방 협상이 계속됐지만, 결국 다음 날 이스라엘군이 전투 재개를 선언했다. AFP 등 외신은 “가자시티 내에서 총성과 폭음이 들려오고 있으며, 칸 유니스와 이집트 접경 라파 인근 등 가자 남부에서도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는 “이집트와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휴전 연장을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대한 국제사회의 적대 행위 중단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하마스는 지난달 24일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과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을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나흘간 휴전하기로 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쳐 휴전을 연장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풀려난 이스라엘 인질은 총 90명, 팔레스타인 수감자는 270명에 이른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30일 “이스라엘 첩보기관들이 레바논과 튀르키예, 카타르에 있는 하마스 지도자들을 추적해왔으며, 이들에 대한 암살 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모사드의 정예 요원들로 구성된 암살 작전 전담 조직 ‘닐리(Nili)’가 창설돼 활동에 들어갔다”며 “10월 7일 이스라엘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 사령관 무함마드 데이프와 정치 지도자 야히아 신와르가 최우선 제거 대상”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공격 1년 전에 그 구체적 계획을 입수해 놓고 이를 놓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2022년 ‘예리코 성벽’이라는 문건에서 하마스의 전쟁 계획을 정확히 예고했으며, 이스라엘 통신 감청 부대가 이를 입증하는 훈련 정보도 확보했다”며 “하지만 이스라엘 당국은 ‘하마스가 이를 실행할 능력이 없다’고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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