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자폭드론으로 폭파시킨 우크라이나 Su-25 전투기가 가짜 무기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엑스(트위터)

러시아와의 전쟁에 투입된 우크라이나의 이른바 ‘가짜 무기’가 성과를 내고 있다. 전문가 분석 결과 최근 러시아 자폭 드론이 파괴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우크라이나 전투기 수호이(Su)-25가 사실은 ‘미끼 무기’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일(현지시각) 미 군사전문매체 더워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러시아 드론이 우크라이나 공군 Su-25를 공격하는 영상이 러시아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됐다. 공격 장소는 우크라이나 중부 크리비리흐 인근 공군기지인 돌긴체보로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러시아의 자폭 드론 ‘란셋’이 목표물로 곧장 날아가 폭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순식간에 연기에 휩싸였다. 이 장면은 드론 자체 카메라와 다른 정찰 드론에 동시에 잡혔다.

그러나 이 장면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러시아 드론이 파괴한 이 전투기가 사실은 미끼인 ‘가짜 무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영상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파괴된 전투기는 실제 Su-25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유리패널이 아닌 방수포로 덮인 조종석, 엔진과 날개 사이의 접합부, 랜딩 기어, 불규칙한 길이의 날개와 함께 그림자조차 전반적으로 이상한 모습이었다. 2차 폭발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일부 전문가는 폐기된 Su-25의 부품을 사용해 만들었을 것이라 추정하기도 했다.

이번에 파괴된 가짜 Su-25로 보이는 전투기(사진 왼쪽)과 실제 Su-25. /엑스(트위터)

더워존은 “이것이 우리가 목격한 최초의 우크라이나 전투기 ‘미끼’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정교하며 완성도도 높다”며 “우크라이나의 가짜 무기 제작 기술은 모형 탱크·야포·다연장로켓발사기(MLRS) 등을 통해 익히 잘 알려져 있다”고 했다.

‘미끼 무기’는 적을 현혹해 미사일과 장거리 로켓탄 등 값비싼 진짜 무기를 낭비하게 하는 전술로 현대전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미끼 무기의 핵심은 적군이 이를 얼마나 빨리 파괴하느냐다. 적군이 이를 실제 무기로 오인해 빨리 공격을 가하면 가할수록 좋은 제품으로 여겨지는 셈이다. 실제 우크라이나 모처에서 자체적으로 모형 곡사포와 모형 야전 레이더 등을 만드는 우크라이나 제철소 직원들이 지난 9월 언론을 통해 소개된 바 있다.

이번 러시아의 공격은 단순히 미끼 무기를 파괴하는데 그쳤지만, 이는 전선의 후방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공군 전투기가 직면하고 있는 실제적인 위험을 보여준다고 더워존은 전했다. 돌긴체보는 가장 가까운 전선에서 약 45마일(72km) 떨어져 있으며 이전에도 러시아 드론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 9월 중순에는 MiG-29 전투기가 같은 기지에서 러시아 란셋에 의해 파괴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 공개됐다. 10월에는 실제 Su-25도 공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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