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의회 청문회에서 공개된 ‘외계 생명체 시신’의 진짜 정체가 밝혀졌다. 앞뒤로 길쭉한 머리와 손가락 세 개짜리 손.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던 희귀 미라는 사실 접착제와 뼈로 만든 인형이었다.
이 미라가 대중에 공개된 건 지난해 9월이었다. 멕시코 언론인 호세 하이메 마우산이 의회 청문회에 미라 2구를 들고 참석하면서다. 그는 “2017년 페루 나스카 인근 모래 해안에서 발견된 것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다른 존재와도 관련 없는 ‘인간 아닌 존재’”라며 “1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고 몸 안에는 알을 품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미라는 인간과 비슷한 형태였지만 양손 손가락이 세 개씩이었고 머리는 앞뒤로 길쭉한 기이한 모양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살짝 쪼그라들고 뒤틀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마우산은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며 “만약 DNA 검사 결과 그들이 인간 아닌 존재로 밝혀진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 발언은 국제 사회의 큰 관심을 불렀고 미라 사진 역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마우산의 주장에 근거가 부족하다는 반박이 제기됐다. 페루 정부 역시 “페루의 그 어떤 과학단체도 인간 아닌 유해 발견을 확증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페루의 법의학 및 고고학 전문가들은 약 3개월 동안 본격 분석에 나섰고, 그 결과를 지난 12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발표했다.
분석을 주도한 고고학자 플라비오 에스트라다는 “면밀히 분석한 결과 땅에 묻힌 동물과 인간 뼈를 현대식 합성 접착제로 조립한 인형으로 밝혀졌다”며 “세 손가락을 가진 손은 인간의 뼈로 만든 아주 형편없는 구조의 모형”이라고 했다. 이어 “외계인설은 완전한 조작”이라며 “외계인도, 새로운 종도, 잡종도 아니다”라고 했다.
‘인간 아닌 존재’를 주장했던 마우산은 30년간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연구했다며 전문가를 자처하는 인물이다. 그는 과거에도 페루서 발견된 사체 5구가 외계인 것이라고 선언했으나, 이후 어린이 미라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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