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유니스 지하 터널 내부를 걸어 가고 있는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엑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지하 터널 내부에서 촬영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모습을 공개했다.

13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날 IDF가 공개한 42초 분량의 영상에는 신와르가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가자지구 지하에 설치된 터널 내부를 걷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습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 AFP 연합뉴스

영상을 보면 신와르의 형제인 이브라힘이 손전등을 들고 앞서가고 있고, 그 뒤를 따라 신와르의 아내와 아이들 3명이 터널을 걷고 있다. 한 아이는 인형을 품에 안고 있고, 다른 아이는 손전등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신와르는 한 손에 가방을 든 채 맨 뒤에서 가족들을 따라 걸어간다.

칸 유니스 지하 터널 내부에서 찍힌 영상.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와 그의 가족들이 터널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엑스

IDF는 이 영상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직후인 지난해 10월10일 칸유니스 지하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지역에서 작전활동 중인 병사들이 회수한 터널 내부 감시 영상에서 이 장면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영상에는 신와르의 뒷모습만 포착됐다. IDF는 영상 속 인물의 귀 크기와 인공지능 기술 등을 사용해 신와르를 식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니엘 하가리 IDF 대변인은 이 영상에 대해 “하마스의 지도자이자 최고 살인자인 신와르가 아내, 자녀와 함께 터널망을 통해 도망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가족과 함께 미리 마련해둔 안전한 숙소로 탈출했다”며 “우리는 그를 붙잡을 것”이라고 했다.

칸유니스 지하 터널에서 발견된 금고. 수백만 달러와 현금이 보관돼 있다. /엑스

IDF는 칸유니스 지하 터널 내부를 찍은 영상도 공개했다. 이곳에는 방으로 분리된 화장실, 주방, 침실 공간이 있었으며, 수백만 달러와 현금이 보관된 금고도 있었다.

하가리 대변인은 “하마스 고위 관리들은 편안한 환경에서 거주했다”며 “가자 주민들은 이제 하마스 지도자가 지하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자신과 가족, 돈 이외의 것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영상이 아닌, 하마스 고위 관리들과 인질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정보”라며 하마스 고위 군 사령관들의 가까운 친척들을 구금해 심문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