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나발리가 죽기 하루전인 15일 영상으로 재판을 받는 모습. 나발리는 재판장에게 웃으며 농담을 하는등 여유있는 모습이다./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47)가 16일 수감 중인 교도소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가 전날까지도 공개석상에서 농담을 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나발리는 이때까지는 건강에 이상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CNN 등 보도에 따르면 나발니는 전날(15일) 교도소에서 온라인으로 재판에 참석해 재판장에게 자기 계좌로 돈을 좀 넣어달라고 웃으며 농담을 했다.

나발니는 영상에서 “재판장님, 제 개인 계좌번호를 보내드릴테니 재판장님의 많은 연방판사 월급으로 제 계좌에 돈을 좀 넣어주세요”라며 “왜냐하면 저는 돈이 다 떨어져 가고 있고, 재판장님의 결정 때문에 제 돈이 더 빨리 고갈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돈을) 보내 주세요”라고 말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나발니는 밝은 표정이며 여유로운 모습이다. 건강에 별 이상이 없어 보였다.

이날 타스통신에 따르면 나발니는 모스크바에서 240㎞ 떨어진 연방 교정청 관할 제3 교도소 수감 중 사망했다. 교정 당국에 따르면 나발니는 지난주부터 “몸이 불편하다”며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6일 수감중인 시베리아 감옥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민주화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리가 죽기 하루전인 2024년 2월 15일 영상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재판장에게 자기 계좌로 돈을 좀 넣어달라는 농담을 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나발리는 이때까지는 건강에 이상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로이터

교정 당국은 성명에서 “나발니는 산책 후 컨디션이 좋지 않아졌다고 말했고,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며 “의료진이 즉시 도착했지만 심폐소생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앞서 횡령 등의 혐의로 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던 나발니는 최근 극단주의 등의 혐의가 추가되면서 징역 19년을 추가로 선고받은 바 있다.

앞서 나발니는 러시아 고위층 비리 의혹을 폭로해 오다 지난 2020년 러시아 국내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독일로 후송돼 20일간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극적으로 살아난 바 있다. 나발니는 냉전 시대 소련이 사용했던 신경작용제 ‘노비초크’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배후에 푸틴 정권이 있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런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한 바 있다.

수감중인 북극감옥에서 의문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리의 소식이 전해진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 추모장소에서 한 사람이 애도의 초를 밝히고 있다./로이터 뉴스1

인권변호사 출신인 나발니는 러시아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푸틴의 최대의 정적으로 꼽혀온 인물이다.

2018년 대선에서 푸틴에게 도전하려 했으나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의 횡령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전력 때문에 출마를 봉쇄당했다. 거침없는 언변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활동하며 수백만 명의 지지자를 거느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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