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아카데미상 시상식 '오펜하이머' 작품상 수상 무대에 한 유튜버(오른쪽 두 번째)가 몰래 끼어든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모습을 캡처해 올렸다./BBC 유튜브 캡처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오펜하이머’가 작품상을 받을 때 한 유튜버가 몰래 무대에 끼어든 일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각) BBC,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전날(18일) 밤 런던 사우스뱅크에서 개최된 제77회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크리스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 출연진이 작품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왔을 때 낯선 남성이 함께 올라 왔다.

검은 정장 차림에 넥타이를 매고 모자를 쓴 이 남성은 오펜하이머팀과는 반대편에서 계단을 뛰어 올라와 몇초 후 합류했다.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킬리언 머피 옆에 자리를 잡은 이 남성은 주의를 끄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관계자인 양 가만히 서서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 팀이 작품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랐을 때 한 남성이 무대 위로 올라오고 있다./BBC 캡처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주최한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는 “어젯밤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문제 인물이 마지막 수상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보안요원이 내보냈다”며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여기며, 추가로 언급해서 그를 유명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싶진 않다”고 했다.

이 남성은 ‘리즈와니’라는 이름을 쓰는 소셜미디어 이용자로, 인스타그램 계정에 방송 캡처 화면을 올리고 “여기 나와 머피가 영국 아카데미상을 받는다”고 적기도 했다.

리즈와니는 조만간 아카데미 시상식에 잠입해 촬영한 풀버전 영상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그는 경찰이 자신이 찍은 영상 일부를 압수했다는 주장도 펼쳤으나,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이번 사건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틱톡 5000명, 유튜브 8000명 정도의 구독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이전에도 주요 시상식과 행사에 잠입한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텔레그래프지는 그가 2022년 브릿 어워즈 때 요리사 모자와 앞치마를 쓰고 행사장에 갔으며, 같은 해 프랑스 축구 발롱도르 시상식 때는 수리 작업자 옷을 입고 옆문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오펜하이머’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킬리언 머피), 남우조연상(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을 거머쥐며 7관왕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