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

“아이러브 지성 박.” (데이비드 베컴)

세계적인 축구스타이자 미국 프로축구리그(MLS) 인터 마이애미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에게 한국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축구선수’를 묻자 나온 답이다. 최근 베컴이 내한했을 당시 국내 한 유튜브 채널에서 10살도 채 되지 않는 어린이들과 인터뷰를 나눈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베컴은 지난 17일 공개된 키즈 전문 유튜브 채널 ‘ODG’ 영상에서 남녀 어린이 5명의 질문 세례를 받았다. ODG는 어린이들이 자신들 시각에서 유명인 등과 인터뷰하는 콘텐츠를 주로 제작하는데, 배우 이정재·신세경·지창욱, 가수 아이유, 걸그룹 르세라핌·트와이스 등도 출연했다.

축구선수 데이비트 베컴(왼쪽)과 박지성. 2015년 맨유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두 선수가 한 프레임에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았다. 베컴은 1990년대 후반, 박지성은 2000년대 중후반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인스타그램

베컴은 아이들에게 영어로 자신이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단에서 뛰었다면서도 “지금은 많이 늙었다”고 소개했다. 한 아이가 이 같은 소개에 “예스...”라고 답하자 현장에선 웃음이 터졌다. 베컴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구나?”라며 농담을 던졌다.

아이들이 등 번호를 언급하자 베컴은 “난 항상 7번을 달고 싶었다”며 “내가 존경하는 선수가 맨유에서 7번을 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맨유에서 7번은 과거 조지 베스트, 스티브 코펠, 브라이언 롭슨 등 최고의 에이스들만 달았던 상징적인 등 번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이 번호를 달고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를 누볐다.

베컴은 “레알 마드리드로 팀을 옮겼을 때 7번은 다른 선수가 이미 달고 있었다”며 “마이클 조던을 좋아해 23번을 달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커리어에서 가장 좋았던 선수는 누구냐’는 질문에 베컴은 두 명을 언급했다. 그는 먼저 “영국에서 뛰었을 때 게리 네빌이라는 선수를 좋아했다”며 “내가 오른쪽 윙에서 뛰었을 때 네빌이 내 뒤에서 같이 뛰었다. 우린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좋아했던 선수는 스티븐 제라드”라며 “진짜 축구를 잘한다. 리버풀 선수였던 게 좀 아쉽다”고 덧붙였다.

축구에 특히 관심이 많은 남자아이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가장 좋아하는 한국 축구 선수는 누구냐’며 질문을 이어갔다.

베컴은 “박지성을 좋아한다. 맨유에서 진짜 뛰어난 선수였고, 좋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베컴은 1990년대 후반, 박지성은 2000년대 중후반 맨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손흥민이나 이강인 선수를 아냐’는 물음에 베컴은 “당연히 안다. 좋은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베컴은 아이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도 전했다. 그는 “나는 12세 때 항상 마지막에 뽑혔었다. 아무도 나에게 패스를 안 해줬다”며 “그때부터 항상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프로 축구 선수가 됐다”고 했다. 인터 마이애미 소속 선수인 리오넬 메시를 언급하며 “메시가 최고의 선수인 이유는 이미 너무 잘하는 선수이지만 다른 선수들, 심지어 더 어린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축구든 어떤 분야든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열심히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며 “사실 제일 중요한 것은 즐기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