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의 공격용 1인칭 시점(FPV) 드론이 이동 중이던 러시아 군용 차량을 공격하는 순간이 포착됐다. FPV 드론은 병사가 드론이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며 1인칭 조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원래는 레이싱용으로 개발됐으나 우크라이나전에서는 폭발물을 달아 사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엑스 계정 ‘Ukrainian Front’(우크라니안 프론트)는 지난 3일(현지시각) 36초 분량의 영상 하나를 게재했다. 작성자는 이 영상에 대해 “우크라이나 FPV 자폭 드론이 러시아군의 중국제 전지형 차량 DesertCross 1000-3(데저트크로스 1000-3)을 공격한다”는 짧은 설명을 달았다.
영상을 보면 러시아군 차량 바로 위쪽에서 우크라이나 드론이 등장했다. 드론은 차량을 향해 급강하했고, 차량 앞 부분에 충돌했다. 그 충격으로 붉은색 화염이 터지며 폭발했고, 동시에 ‘쿵’ 하는 폭발음이 울려퍼졌다.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러시아군이 혼비백산하며 차량으로부터 멀어져 도망치는 모습도 담겼다.
해당 영상은 공격당한 러시아군의 시점에서 촬영됐다. 다만 계정 측은 이 영상을 입수한 경로나 촬영 시기, 위치 등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병사들이 영상촬영 시점 이후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혔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러시아군은 지난해 데저트크로스 1000-3을 구매해 배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남부군관구 사령부를 방문해 데저트크로스 1000-3을 시찰한 모습도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러시아군이 이 차량 기본 모델 537대를 군에 배치했으며, 옵션 추가 모델 1500대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해당 차량의 기본 모델은 대당 158만 루블(약 2300만원), 옵션 추가형 모델은 210만 루블(약 3050만원)로 알려졌다.
FPV 드론 1대의 가격은 약 400달러(약 53만원) 선이다. 이를 고려하면 FPV 드론이 최소 43배, 최대 57배 비싼 러시아 군용 차량을 제압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