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위에 건설된 도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 폭우로 인해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할리파(163층·828m) 첨탑에는 벼락이 내리 꽂혔고, 도로 위 차량들이 물에 가득 잠기는 이례적인 모습이 목격됐다.
10일(현지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두바이에는 6시간 동안 벼락과 푹풍 등을 동반한 50㎜의 많은 양의 비가 내렸다. 이는 국가 전체 연간 강수량(120㎜)의 거의 절반 수준이다.
단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두바이 도로 곳곳이 잠기고 나무가 도로 위로 쓰러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차량들이 물에 잠긴 도로에 갇혀 속도를 내지 못하자 경찰은 일부 고속도로의 통행을 폐쇄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행기가 오고가는 두바이 국제공항에서는 에미레이트 항공과 플라이두바이의 항공편이 중단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두바이의 상황이 담긴 영상이 잇따라 게재됐다.
영상 속에는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첨탑에 벼락 내리꽂힌 모습, 한 경사진 도로에서 거센 물살이 쏟아져 내려오는 모습, 한 상인이 가게 안으로 들어온 빗물을 연신 퍼내지만 속수무책인 모습, 한 시민이 도로에서 보트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현지 매체들은 이번 폭우가 1990년대 말부터 도입한 인공 강우와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
UAE는 국가에서 건조한 날씨를 해결하고자 화학 물질을 구름 사이에 뿌려,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비구름으로 강수량을 점진적으로 늘려왔다. 그러나 최근 극심한 기후 변화로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목표치를 넘는 기습 강우가 잇따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지난달에는 UAE 곳곳에 골프공만한 우박이 내리기도 했다. 당시 UAE의 전국 기온이 7.6°C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불안정한 날씨를 보이자 당국은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