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60도 이상의 극심한 폭염이 이어지던 브라질에서 이번에는 하루 만에 300㎜에 가까운 물폭탄이 쏟아졌다. 역대급 기상이변에 최소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23일(현지시각) 브라질 언론 G1 등에 따르면 리우데자네이루·이스피리투산투·상파울루주(州)에는 전날부터 천둥·번개·강풍을 동반한 집중호우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도로는 물론 일부 산간 마을 전부가 침수돼 이재민이 속출했으며, 당국은 지금까지 적어도 13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라고스 지역에서 한 노점상이 벼락에 맞아 쓰러진 뒤 병원에서 치료받다 사망했고, 산타크루스에서는 범람한 강물에 화물차가 휩쓸리면서 운전자가 목숨을 잃었다. 페트로폴리스 지역에서도 주택이 무너져 안에 머물던 일가족이 한꺼번에 세상을 떠났다.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토사물과 부서진 건물 잔해 등이 거센 물살에 떠내려 가는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다.
진흙더미에 파묻혀 있던 4살 소녀가 무려 16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구조 당국은 “소녀의 아버지가 자기 몸으로 아이를 감싸 보호한 덕분에 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온몸으로 딸을 지켰던 소녀의 아버지는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현지 기상청은 페트로폴리스에만 하루 사이 300㎜ 가까운 강수량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 지역의 3월 한 달 평균(140㎜)을 2배 넘게 웃도는 수치다.
현재 브라질은 역대급 기상이변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남반구인 브라질은 12월부터 3월까지가 여름인데, 상파울루 기준 1943년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뜨거운 날씨를 기록 중이다. 리우데자네이루주 서쪽 해안도시인 과라티바는 최근 최고기온 42도를 찍었고 체감온도 역시 무려 62.3도까지 올랐다. 이외에도 여러 도시에서 50도를 넘어서는 체감온도가 측정됐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엑스를 통해 “기후 변화로 인한 환경 비극이 심화되고 있다”며 “수천 명이 폭풍으로 인해 집을 잃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에 위로를 전한 뒤 “정부가 홍수 피해를 보호하고 복구하기 위해 지방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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