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 기자회견에서 오타니 옆에 배석한 미즈하라 잇페이. /연합뉴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가 자신의 통역사였던 미즈하라 잇페이(40)의 불법 도박 논란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자신은 미즈하라의 불법적인 행동을 전혀 알지 못했고, 돈을 절도당한 것뿐이라고 했다.

오타니는 25일(현지시각) 다저스 스타디움 프레스 박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가 신뢰했던 분의 실수에 대해 슬프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즈하라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저는 어떤 내기를 하거나 부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내 (은행) 계좌에서 누군가에게 송금을 요청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대리인 등에게 설명한 것은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그가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고, 내 주변 사람들에게도 모두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박 문제가 불거진 후 미즈하라는 미국 매체 ESPN에 “지난해 오타니에게 (도박 관련) 사정을 얘기해 빚을 갚았다”고 말했다가 이후 말을 바꿨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에 대해 알게 된 건 지난 20일 MLB 서울시리즈 첫 경기가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팀 미팅을 했을 때였다고 했다. 개막전 이후 호텔에서 미즈하라와 대화를 나누면서 그가 거액의 빚을 졌으며 자신의 계좌에 무단으로 접근해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사실도 이때 알게 됐다고 했다.

오타니는 “솔직히 충격이라는 단어가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고,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면서 “곧 시즌이 시작되므로 이 문제는 내 변호사들이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오타니의 변호사는 미즈하라를 절도와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오타니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열심히 뛰고 싶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라고 했다.

이날 오타니의 옆에는 새로운 통역사 윌 아이레튼이 자리했다. 오타니는 질의응답에는 응하지 않았다.

지난 21일 미국 매체들은 오타니와 11년간 동고동락한 미즈하라가 최근 오타니의 계좌로부터 돈을 빼돌려 자신의 빚을 갚는 데 썼다고 보도했다. 오타니가 이를 몰랐다고 밝혀 일단락되는 듯싶었지만, 오타니 측이 사건이 보도되기 전 현지 언론 취재에는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빚을 대신 갚아준 것’이라고 설명했다가 후에 이를 번복한 정황이 드러났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 문제를 알고도 빚을 갚아줬다면, MLB 징계는 물론 미국 당국의 처벌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당사자인 오타니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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