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뉴욕 항소법원은 트럼프에게 공탁금을 낼 시간을 10일 연장해주며 공탁금 금액도 1억7500만달러로 대폭 낮췄다. /UPI 연합뉴스

금융권에서 대출을 쉽게 받기 위해 자산 가치를 조작하는 등 사기 혐의로 1심 법원에서 3억5500만달러(약 4760억원) 벌금을 선고받은 도널드 트럼프가 막대한 공탁금 문제와 관련해 한숨을 돌리게 됐다. 원래 트럼프는 25일 이자까지 합해 공탁금 4억5400만달러를 법원에 내야 했지만 워낙 금액이 커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이날 법원이 납부 기간을 연장했을뿐 아니라 내야 할 공탁금 액수도 대폭 줄였다.

이날 뉴욕 항소법원은 “공탁금이 과하다”는 트럼프 측의 의견을 받아들여 트럼프에게 앞으로 열흘 이내에 공탁금 1억7500만달러를 제출하라고 했다. 공탁금 규모가 약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판결로 재정적 재앙을 잠재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만약 이날까지 공탁금을 내지 못하고 법원이 기간을 연장하지 않았다면 뉴욕주 법무부는 트럼프의 자산을 압류하는 등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항소법원은 아울러 트럼프와 그의 아들들이 당분간 뉴욕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뉴욕 금융기관에서 대출도 받을 수 있게 했다. 1심 법원은 금지했던 일이다. CNN은 “법원이 트럼프에게 생명줄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했다.

한편 맨해튼 지방법원은 이날 트럼프에 대한 별도 형사 사건인 ‘성추문 입막음 사건’ 재판을 다음 달 15일 열기로 했다. 이날 열린 증거 개시(피고인 측이 공소 사실과 관련한 서류의 열람 등사 등을 신청하는 제도)에서 트럼프 측 변호인단은 “새로운 증거가 제출됐기 때문에 소송을 미뤄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후안 머천 판사는 “피고(트럼프)에겐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다”며 재판 날짜를 4월로 확정했다.

트럼프는 2016년 대선 직전 성인물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과거 관계를 폭로하지 못하게 하려고 입막음 돈을 지급하고, 이 비용과 관련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3월 기소됐다. CNN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는 법정에 들어서며 “이것은 마녀사냥이자 사기”라고 말했다. 이로써 트럼프가 처한 형사재판 네 건 중 이 사건의 재판이 가장 먼저 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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