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해군 소속 시호크 헬리콥터가 호주 구축함 HMAS 호바트호의 갑판에 착륙하는 모습./AP연합뉴스

중국 전투기가 서해 국제 수역에서 대북 제재를 이행하던 호주 헬리콥터를 향해 조명탄을 발사해 양국이 갈등을 빚었다.

7일 호주 AAP 통신에 따르면, 지난 4일 호주 구축함 HMAS 호바트호는 중국 동해안·한국 서해안 사이의 국제 수역에서 대(對)북한 국제 제재를 집행하는 유엔의 ‘아르고스 작전’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J-10 전투기가 나타나 HMAS 호바트호 소속 시호크 헬기를 향해 조명탄을 쐈고, 헬기 전방 300m 앞에서 조명탄이 터졌다. 호주는 2018년부터 석유 밀수를 위한 북한의 불법 해상 환적 감시 등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해 함정과 항공기를 이 수역에 파견하고 있다.

이날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부 장관은 “헬기가 조명탄에 맞았다면 결과가 심각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에 대한 유엔 제재를 이행하기 위한 합법적인 활동을 지속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우리는 모든 통로를 통해 중국 측에 이런 행위가 비전문적이고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반면, 중국은 호주가 중국 영공에 접근하여 도발했기에 대응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호주 군함기가 ‘유엔 안보리 결의 집행’이라는 명분으로 중국 영공에 접근해 말썽을 일으키는 음모를 꾸몄으며 중국 해상·공중 안보를 위협했다”고 했다. 이어 “경고와 주의 환기 목적에서 중국 군대는 현장에서 필요한 처치와 조치를 취한 것”이라면서 “중국은 호주 측에 엄정한 교섭(항의)도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2022년 중국에 우호적인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취임하면서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지만, 군사·안보 영역에서는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