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68)의 전처인 멀린다 프렌치 게이츠(60)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선 재단인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공동 의장을 사임한다. 두 사람이 이혼한 지 3년 만이다. 멀린다는 재단을 떠나 앞으로 별도의 자선 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멀린다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사임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제 자선 활동의 다음 장으로 나아갈 때가 됐다”고 했다. 그는 또한 “지금은 미국과 전 세계의 여성과 소녀들에게 중요한 순간이고, 성 평등 보호와 진전을 위해 싸우는 이들에게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때”라면서 “빌과의 합의 조건에 따라 재단을 떠나면서 여성과 가족을 위한 활동에 125억달러(약 17조1100억원)를 추가로 투입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빌과 멀린다는 지난 2021년 이혼할 당시, 멀린다가 재단을 떠날 경우 빌 게이츠에게서 추가로 별도의 자선 사업을 위한 자금을 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인디애나대 릴리 기부문화학교의 아미르 파식 학장은 뉴욕타임스(NYT)에 “지난 2020년 여성 단체에 주어진 기부금은 미국 전체 기부금의 1.8%밖에 되지 않았다”면서 “멀린다의 125억달러가 여성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빌 게이츠도 성명을 내고 “멀린다를 떠나보내는 것은 아쉽지만 그녀가 자신의 미래 자선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로써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이라는 이름은 앞으로 ‘게이츠 재단’으로 바뀌고 빌 게이츠가 단독 의장이 된다. 게이츠 재단의 올해 예산은 86억달러(약 11조7700억원)다. 블룸버그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은 2000년 이후 18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800억달러를 자선 활동에 지원했던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재단”이라고 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1526억달러(약 208조7500억원)를 보유했고, 멀린다는 133억달러(약 18조2100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는 1994년 결혼한 뒤 지난 2000년에 재단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 재단은 그동안 아프리카 지역의 말라리아 퇴치, 인도·파키스탄의 소아마비·결핵 백신 접종과 가난 퇴치 사업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왔다.
빌과 멀린다는 지난 1994년 미국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빌 게이츠는 MS의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던 멀린다가 자신보다 퍼즐과 퀴즈를 더 잘 푸는 모습에 반해 교제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결혼 약 27년 만인 지난 2021년 5월 이혼 발표를 했고 3개월 만인 그해 8월 이혼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했다. 이혼 사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빌 게이츠는 2021년 7월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이혼은 나의 잘못 때문’이라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 멀린다는 지난해 한 방송에 나와 “(우리의 결혼 생활이) 건강하지 않았고, 우리가 가진 것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빌 게이츠의 불륜을 비롯한 성 추문이 이혼 사유였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도 있다. 빌 게이츠가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던 억만장자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과 교류했던 것이 이혼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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