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피초 슬로바이카 총리가 피격당하는 순간. /엑스(X·옛 트위터)

친러 성향 정치가인 로베르트 피초(60) 슬로바키아 총리의 피격 순간이 공개됐다. 범인은 지지자들과 악수하던 피초 총리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방아쇠를 당겼다.

사건은 15일(현지시각)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180㎞ 떨어진 마을 핸들로바에서 발생했다. 피초 총리는 정부 회의를 주재하고 나와 지지자들과 인사하던 중 총격을 받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복부와 가슴에 총상을 입었고, 이 중 복부를 관통한 총알 탓에 출혈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언론과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피격 순간 영상이 공개돼 확산하고 있다. 피초 총리가 철제 펜스를 사이에 두고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자, 인파에 섞여 있던 밝은 셔츠 차림의 남성이 총을 꺼내 쏘는 장면이 나온다. 피초 총리는 비틀대다 뒤쪽 벤치에 걸려 넘어졌고, 경호원들은 순식간에 달려들어 남성을 제압했다. 이후 경호원들이 쓰러진 피초 총리를 부축해 차량에 급히 태우는 장면도 찍혔다.

부상당한 로베르트 피초가 차량으로 옮겨지는 모습. /엑스(X·옛 트위터)
총격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 J.C 브란(71)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당시 이 모든 과정을 목격한 한 주민은 “피초 총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사진 찍고 악수를 하려고 갔다”며 “내 옆에 있던 남자도 악수하려 했는데 동시에 ‘펑’하는 소리가 들렸다. 세 발의 총성을 들었는데 마치 폭죽을 터뜨리는 것처럼 빨랐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도 “총리와 악수하려 했는데 총성이 울려 귀가 먹을 뻔했다”고 말했다.

차량으로 이송되던 피초 총리는 상태가 위중하다는 구급대원 판단 아래 헬기로 옮겨 태워졌다. 애초 생명이 위독하단 보도도 나온 바 있으나, 4시간가량의 수술 후 위독한 상황은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토마스 타라바 슬로바키아 부총리는 당일 밤 “현재 피초 총리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병원 치료가 잘 진행됐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한편 체포된 용의자는 슬로바이카 국적의 남성 J.C 브란(71)으로 파악됐다. 남부 레비체 마을 출신으로 3권의 시집을 출간한 작가 협회 회원이다. 그는 8년 전 이민·증오·극단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유럽 정부는 이 혼란에 대한 대안이 없다”고 말한 바 있으며, 고향에서 ‘폭력 반대 운동’이라는 단체를 설립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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