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들이 A씨의 집을 치우는 모습. /더우인

병적인 온라인 쇼핑 중독 증세에 빠진 60대 중국 여성의 사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1년 동안 100만 위안(약 1억8700만원)의 거액을 썼는데, 택배를 쌓아두기만 해 악취가 나자 주민들의 신고로 물건 대부분을 처분하게 됐다.

28일 칸칸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는 여성 A씨의 쇼핑 중독은 직장에서 퇴직한 1년 전 시작됐다. 시 중심지에서 변두리로 이사한 뒤 지인들과 왕래가 끊기고 하나밖에 없던 딸도 해외로 떠나자, 공허함을 견디지 못해 온라인 쇼핑에 빠져들게 된 것이다.

A씨는 옷과 액세서리 등 사치품은 물론이고 건강보조식품과 신선식품까지 마구 사들였다. 고가의 장식품들도 고민 없이 구매했다. 그러나 이 물건들을 사용하거나 먹지는 않았고 배송된 택배 상자는 뜯지 않은 채 쌓아두기만 했다. 오로지 구매하는 행위에만 몰두한 것이다.

A씨가 구매한 각종 물건들이 집 안에 쌓여 있는 모습. /더우인

A씨 집안은 점점 발 디딜 공간이 사라져 갔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진 식품들이 부패하기 시작했고 악취가 발생했다. 그러나 택배는 매일 도착했고 A씨는 쇼핑에 눈이 팔려 식사조차 제대로 챙기지 않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1년간 그가 쇼핑에 쓴 돈은 100만 위안에 달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건 이웃 주민들이었다. 이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악취에다 사방이 택배 상자인 탓에 화재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관리사무소와 당국에 신고했다. A씨는 처분을 제안한 관리사무소 측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건 나의 개인 자산”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하지만 주민들과 관리사무소 측의 꾸준한 설득이 이어졌고 A씨는 결국 정리를 허락했다.

A씨 집을 치우는 데는 약 40명의 자원봉사자가 동원됐다. 더우인 등 현지 소셜미디어에는 A씨 집에서 택배 상자가 끊임없이 나오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전문가들은 A씨가 심리적인 상실을 쇼핑 중독으로 해소하려는 ‘사재기 장애’를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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