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 위로, 이마를 가로질러, 목 아래로 불꽃이 퍼지고 있다.” 한국의 삼양식품이 제조한 불닭볶음면을 시식한 영국 기자들이 전한 생생한 체험담이다. 최근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은 불닭볶음면 중 일부 제품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는데, 이들은 시식기를 통해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이 얼마나 강렬한지를 보여줬다.
14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가디언’은 덴마크에서 리콜 조치가 내려진 불닭볶음면을 기자들이 직접 시식한 체험기를 전했다. 앞서 DVFA는 11일 성명을 내고 삼양식품의 ‘3배 매운 핵불닭볶음면’(Buldak 3x Spicy & Hot Chicken), ‘2배 매운 핵불닭볶음면’(Buldak 2x Spicy & Hot Chicken), ‘불닭볶음탕면’(Hot Chicken Stew) 등 세 제품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 수의식품청은 해당 제품의 한 봉지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수치가 너무 높아 소비자가 급성 중독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제품을 이미 구매했다면 폐기나 구입처에서 반품하길 권고했다.
가디언 기자들은 리콜 대상이 된 세 종류의 제품을 시식했다. 시식자들에게는 조리한 제품과 함께 우유와 휴지가 제공됐다. 시식에 참여한 기자들은 매운맛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제로 불닭볶음면을 맛본 후 그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가장 덜 매운 ‘불닭볶음탕면’의 경우 “마늘 맛이 났다” “칠리보다는 닭고기 맛이 난다” “맛있게 맵다” “매운 고통은 입안에만 국한됐다” “점심으로 먹을만 하다” 등의 시식평이 나왔다.
그러나 ‘2배 매운 핵불닭볶음면’부턴 상황이 달라졌다. “후회와 퇴직연금, 그리고 매운 맛은 시간이 지날수록 쌓여간다” “매운맛이 볼, 머리, 목 뒤쪽으로 퍼지며 입술이 화끈거렸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기자는 “젓가락에 땀을 좀 흘린 것 같다”며 매운맛의 강도를 전했다. 또 다른 기자는 우유를 마시지 않겠다고 호기롭게 말했지만, 결국 우유를 마셔야 했다.
‘3배 매운 핵불닭볶음면’에 이르자 기자들은 매운맛의 극한을 경험했다. 한 기자는 “3단계에 대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내 영혼이 몸을 떠나던 순간만은 선명히 기억난다. 유체이탈인지 시간여행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내 입과 몸처럼 세상이 불타고 있는 아포칼립스를 본 기억이 난다”고 강렬한 체험기를 전했다. 다른 기자는 “아직 괜찮은 거 같은데 나에게 문제가 있나”라고 말했지만, 한 입을 더 먹고는 현장을 떠났다고 한다. “손에 불닭볶음면을 떨어트렸는데 치료해야 할 것 같다” “얼굴에 구멍이 난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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