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70) 전 보건장관이 당선됐다고 6일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일 치러진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 결선 투표 개표 결과 페제시키안 전 장관은 강경·보수 성향의 사이드 잘릴리(59) 전 핵 협상 대표를 10%포인트 차로 누르고 최종 승리했다. 유권자 6145만2000여 명 중 3053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페제시키안은 1638만4000여 표(54%)를, 잘릴리는 1353만8000여 표(44%)를 받았다. 이날 투표는 지난달 28일 대선 1차 투표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한 페제시키안과 잘릴리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페제시키안은 아제르바이잔 출신 아버지와 쿠르드족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이란 사회 ‘비주류’로 꼽히는 인물이다. 군 복무 후 의대에 늦깎이로 입학해 심장외과 전문의가 됐고 타브리즈 의대 총장을 지냈다. 1997년 하타미 대통령 시절 정치에 입문해 보건장관(2001~2005년 재임)을 지내고, 이후 2008년부터 타브리즈에서 5선을 했다.
이날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이란 국영 IRIB방송에 “모든 사람에게 우정의 손길을 뻗겠다. 국가 발전을 위해선 모든 사람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페제시키안은 미국 등 서방과의 관계 개선과 핵 합의 복원 등을 공약했다. 2022년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 이후 촉발된 ‘히잡 시위’를 의식한 듯 “당선되면 히잡 단속을 완화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란에 서방과의 소통을 중시하는 개혁 성향 정권이 들어서는 가운데, 외신들은 이란 권력이 사실상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에게 집중돼 있는 점을 언급하며 “개혁파 대통령이 당선돼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이란과 미국·서방 간 대립이 일부 해소되고 경제 제재가 완화하는 것만으로도 이란 내 정치 역학이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번 보궐선거는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19일 헬기 추락으로 사망하면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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