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더운 장소로 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데스밸리(Death Valley) 국립공원에서 한 관광객이 맨발로 모래 언덕을 걸었다가 3도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일 데스밸리 국립공원 모래 언덕인 ‘메스키테 플랫 샌드 듄스’(Mesquite Flat Sand Dunes) 구역에서 벨기에 남성 A(42)씨가 양발 전체에 화상을 입고 구조됐다. A씨는 신고 있던 슬리퍼를 모래 속에 잃어버린 뒤 맨발로 걷다가 발바닥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고통스러워하는 A씨를 함께 간 가족과 다른 관광객이 주차장으로 옮기고 구조대에 신고했다. 공원 관리 요원들은 A씨 상태가 심각하다고 보고 헬기 이송을 시도했다. 그러나 극히 높은 기온으로 공원 내 헬기 착륙이 어려워졌고 결국 먼저 응급차로 A씨를 고지대까지 이송해야 했다.
이후 라스베이거스 한 병원으로 향한 A씨는 3도 화상 진단을 받았다. 피하 지방층 아래와 근육 또는 뼈까지 손상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등급의 화상이다. 당일 데스밸리의 대기 온도는 섭씨 50.6도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막 모래는 열을 가둬 공기보다 더 높은 온도를 유지하므로, 지면 온도는 이보다 훨씬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인 데스밸리에는 매년 극한 고온을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그만큼 관련 사고도 빈발하는데 지난 6일에도 이곳을 지나던 한 오토바이 운전자가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당시 최고 기온은 섭씨 53.3도였다.
공원 관리소는 방문객들에게 ‘극한 여름 폭염’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공원 측은 “섭씨 43도에서 54도에 달하는 고온을 예상해야 한다”며 “밖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오전 10시 이후에는 하이킹하지 말라”고 했다. 또 “공원 내 대부분 지역에서 휴대전화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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