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년 파리 올림픽 체조 여자 도마 결승에서 북한의 안창옥이 경기를 마친 후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도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미국의 시몬 바일스를 향해 함께 경쟁을 펼쳤던 북한의 안창옥 선수가 박수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BBC는 “북한이 올림픽이라는 국제 스포츠 경기를 통해 국제무대에 복귀하고 스포츠 교류를 통해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BBC는 4일(현지시각) “북한이 이번 올림픽에 북한 선수들을 파견하기로 한 결정은 특히 고립 상태가 극심했던 이 국가가 부분적으로나마 다시 개방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켰다”며 “이는 북한이 한국으로 오물 풍선을 보내는 등 민감한 시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보도했다.

4일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서 안창옥은 시몬 바일스가 경기를 마치자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시몬 바일스는 1차 시기 난이도 6.4의 높은 기술을 시도했고, 2차 시기에는 난이도 5.6의 기술을 선보여 우승을 차지했다.

결선 진출자 8명 중 두번째로 연기를 마친 안창옥은 자리로 돌아가면서 불가리아의 발렌티나 조지에바와 서로 포옹하며 반갑게 인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사하기 위해 기다리던 한국의 여서정은 비껴갔다. 이에 대해 BBC는 “안창옥은 중계 카메라를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었고, 결선 진출자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며 “북한을 떠나 있는 동안 주의 깊게 보호받고 있는 젊은 여성 선수가 외국 선수들과 교류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했다.

대한민국 탁구 대표팀 신유빈, 임종훈 선수가 지난 7월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 왕추친, 쑨잉사와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리정식, 김금용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탁구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북한 탁구선수 리정식·김금용은 지난 30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왕추친·쑨잉, 동메달을 따낸 한국의 신유빈·임종훈과 시상대 위에서 함께 셀카를 찍었다. 올림픽 최초로 시상대 위에 오른 선수들이 직접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빅토리 셀피’ 기회가 마련되며 나온 장면이었다.

이 매체는 “셀피는 올림픽 기간 중 드물게 북한이 외국과 가진 눈에 띄는 교류 중 하나”라며 “이번 대회에서 가장 화제가 된 순간 중 하나는 남북의 경계를 허무는 듯한 희귀한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남북 관계 전문가인 라몬 파체코 파르도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는 “셀카에 동의한 것은 북한의 메시지다. 이 움직임에는 평양의 동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북한 체조선수 안창옥이 선수촌에서 다른 이들과 올림픽 배지를 교환하는 모습. /사오홍슈

또 중국 샤오홍슈에 올라온 영상에는 안창옥이 선수촌에서 다른 이들과 올림픽 배지를 교환하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의 AD카드(올림픽 등록 카드) 목줄에는 중국, 체코, 아일랜드 등 각국 선수들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국가 배지가 달려 있었다. 핀 트레이딩은 다른 국가 출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배지를 교환하며 교류하는 올림픽의 소통 문화다.

진 리 전 AP통신 기자는 “북한이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은 국제 사회에 복귀를 알리는 주목할 만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에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았다. 파르도 교수는 “메달을 따는 것이 북한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다”라며 “북한의 스포츠 외교 역사를 보면, 이 국가가 정상임을 증명하기 위해 국제적인 행사에 제한적으로 참여해왔으며, 운동선수들은 북한이 가진 몇 안 되는 스포츠 외교 주체”라고 설명했다.

다만 BBC는 “이번 스포츠 외교가 남북 간 의미 있는 새로운 대화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파리올림픽 개막식에서 주최 측이 한국을 북한이라고 소개한 소동이 벌어지면서 두 나라의 관계는 껄끄러워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