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장미란’ 박혜정(20‧고양시청)이 첫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용상 마지막 3차 시기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그가 코치진의 실수로 경기 시간 10여초 남기고 입장해 급하게 바벨을 들어 올린 것이었다. 박혜정은 경기 후 “시합이 끝나고 화가 많이 났다”고 토로했다.
11일(한국 시각)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선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가 열렸다. 박혜정은 이 대회에서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며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박혜정은 인상 1차 시기에 123㎏를 가볍게 성공했고, 2차 때는 127㎏로 무게를 늘려 바벨을 들었다. 3차에선 박혜정은 131㎏에 도전하며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어진 용상에선 1차 163kg, 2차에서 168kg를 연이어 성공했다.
아쉬운 장면은 용상 3차 시기 173㎏ 도전에서 나왔다. 박혜정이 17초가량 남기고 경기대에 급하게 올라선 것이었다. 그는 입장하면서 벨트를 걸쳤고 바벨 앞에서 급하게 벨트를 조여맸다. 그 사이 시간은 흘렀고, 그는 2초가량 남기고 겨우 바벨을 잡았다. 앉아 받는 클린동작 때 0초가 되며 시간이 멈췄다. 겨우 실격을 면한 순간이었다.
앞선 도전에서 약 40초쯤 경기대에 입장해 10여초간 숨을 고르고 바벨을 들어 올렸던 모습과는 비교되는 장면이었다.
그는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데 실패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후 박혜정이 경기대에서 뒤를 돌아 코치진을 흘겨보는 듯한 장면이 중계카메라에 포착됐다. 손에는 하얀 분가루도 제대로 묻히지 않은 모습이었다.
KBS 중계진 전현무는 “왜 이렇게 촉박하게 나온거죠?”라고 물었고 이배영 해설위원은 “작전싸움을 하다 시간을 놓쳤던 것 같다. 느리게 보면 박혜정 선수가 그거 들어 올렸으면 바로 성공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다행히 영국의 에밀리 캠벨이 3차 시기 174㎏ 도전에서 실패하며 박혜정은 은메달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박혜정은 경기 직후 올림픽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용상 3차 시기가 조금 많이 아쉬웠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용상 3차 때 조금만 더 시간이 넉넉했으면 좋았을 텐데 감독님께서 무게를 더 올릴까 고민하시다 사인을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일단 ‘지금 빨리 들어가라’고 해서 17초 남은 상황에서 올라갔는데, 탄마 가루도 못 바르고 준비할 시간도 없었다. 그 상황도 그렇지만, 끝까지 잘 마무리 하지 못한 자신한테도 화가 났다”고 했다.
그는 스포티비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에서 경기했을 때는 항상 합계 300㎏은 들었다”며 “해외에 오면 시차도 있고 장거리 이동도 하다 보니까 컨디션이 많이 떨어졌다. 인상 부분에서 많이 만족했으나, 용상 3차 때 많이 아쉬운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시합 끝나고 화가 많이 났다. 감독님이 미안하다고 하셨다”며 “저도 화났지만 괜찮다고 했다. 잘 마무리했다. 아쉬운 마음이 좀 크다”고 웃으며 말했다.
네티즌들은 “3차는 본인과의 기록싸움이었고 은메달 확정하면서 스스로 이번 올림픽을 마무리할 기회였는데 코치가 기본적인 시간체크를 못하는게 말이 되느냐” “급하게 들다 부상이라도 당했으면 어떡할 뻔했나” “금메달을 따진 못했어도 준비 시간 제대로 준비했으면 용상 3차 들었을 것 같은데 아쉽다” “선수 입장에선 억울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
한편 이날 대회에서 디펜딩 챔피언 리원원(합계 309㎏)이 도쿄에 이어 2대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했다. 영국 캠벨은 합계 288㎏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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