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오른쪽)가 지난달 발표한 뮤직비디오의 한 장면. /라라 트럼프 유튜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가 발표한 신곡이 온라인에서 조롱거리가 됐다.

3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라라는 지난달 2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히어로(Hero)’라는 노래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싱어송라이터 매들린 제임스와 공동 작업한 곡으로, 소방관들의 노고를 찬양하는 내용이다.

뮤직비디오 속 라라는 은빛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비상구 위에 서서 심취한 표정으로 노래한다. 함께 작업한 제임스는 몇 걸음 아래에 다소 흐릿하게 서 있다. 노래 전반에 걸쳐 높은음은 제임스가, 낮은음은 라라가 담당했다.

그들은 “당신은 불길을 뚫고 지나가고 있고, 불길은 점점 더 거세져요. 당신은 나의 영웅이에요, 당신은 나의 영웅이에요”라고 노래한다. 또 “당신의 용기가 없었다면 우리는 모두 운이 없었을 거예요. 아니, 이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당신은 특별해야 해요” “당신을 마지막에 두고 모두를 우선시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해요. 아니, 이건 ‘좋아요’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으로 금을 만들 수 있어요” 등의 가사가 담겼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 /라라 트럼프 인스타그램

텔레그래프는 “도널드 트럼프의 며느리가 모든 음을 잘못 연주했다(hits all wrong notes)”고 평했다. ‘잘못된 음을 연주하다(hit the wrong note)’는 표현은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라라의 뮤직비디오에는 “이걸 듣고 나니 오노 요코(존 레넌의 아내)가 그리워졌다” “라라 트럼프는 자신이 정치보다 더 나쁜 일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 인상적이다” “라라 트럼프, 고마워요! 저는 10년 동안 몸이 마비되어 있었는데 이 노래를 들었을 때 TV를 끄려고 걸어갔어요. 의사들이 당신을 나의 영웅으로 여겨야 한다고 하더군요!” 등 조롱 댓글이 이어졌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음악을 무단으로 사용해 논란이 된 것을 비꼬듯 “좋아요. 트럼프는 집회에서 이 곡을 연주하고 실제 음악가의 음악을 훔치는 걸 멈출 수 있겠네요”라는 댓글도 있었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이들의 비평도 잇따랐다. ‘트럼프가 만지는 모든 것은 죽는다’의 저자 릭 윌슨은 “야생 돼지와 녹슨 캔 자루를 산업용 목재 절단기에 던져 넣는 소리”라고 했다. 민주당 성향의 정치평론가 트래비스 에이커스는 “라라 트럼프가 노래하는 끔찍한 소리에 노출된 사람은 보상받아야 한다”고 했다. 한 온라인 평론가는 “모든 음이 제네바 협약 위반”이라고도 했다. 제네바 협약은 전쟁 중 지켜야 할 인도주의 원칙 등을 담은 국제법인데, 라라의 노래가 ‘반인도적’일 정도로 듣기 괴롭다는 뜻으로 읽힌다.

라라가 노래를 발표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작년 9월 록 뮤지션 톰 페티의 ‘아이 원트 백 다운(I Won’t Back Down)’의 커버곡을 발표했다. 라라는 아이튠즈가 이 노래를 의도적으로 묻어 자기 경력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올해 3월에는 ‘무엇이든 가능해(Anything is Possible)’를 발표했다. 라라가 시아버지의 지지를 업고 당의 ‘선거 컨트롤 타워’인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려 발표됐다.

라라는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 등에서 일한 TV 프로듀서 출신으로, 차남 에릭 트럼프와 뉴욕의 한 파티에서 만나 6년의 열애 끝에 2014년 결혼했다.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고문으로 일했고, 2021년에는 자기 고향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 출마를 검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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