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영국 공연 때 ‘왕족급’ 경찰 경호를 받았다. 그 배경에는 노동당 정부 고위 인사의 압박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더 선 등에 따르면 스위프트는 지난 8월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위해 런던을 찾았을 때 VVIP 경호를 받았다.
런던경찰청의 오토바이 운전자로 구성된 ‘특별 호위 그룹(Special Escort Group‧SEG)’의 VVIP 경호는 일반적으로 왕족과 내각 장관에게만 제공된다. 찰스 3세 국왕의 차남인 해리 왕자조차 2020년 공식 왕족 업무에서 물러난 이후 경호 등급 하향 조정에 대한 소송에서 패소한 후 이를 상시 제공받지 못한다.
스위프트는 당시 런던 공연에 앞서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자살 폭탄 테러 위협으로 취소됐다. 이후 스위프트의 매니저이자 어머니 앤드리아 스위프트는 호텔에서 공연장까지 이동하는 동안 경찰의 에스코트를 요청했다고 한다.
런던경찰청은 스위프트에 대한 특별 경호 제공에 반대했다. 경찰과 영국 정보국이 조사했지만, 스위프트 공연에 대한 위협 정보는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막대한 세금이 쓰이는 VVIP 경호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건 규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존 오코너 전 런던경찰청장은 “SEG는 왕실과 고위 정부 관료, 외국 정상들을 보호하는 매우 심각한 업무를 맡고 있다”며 “이는 엘리트 서비스를 남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베트 쿠퍼 내무장관과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이 런던경찰청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 선은 소식통을 인용해 쿠퍼 장관이 스위프트의 런던 공연이 취소되면 경제적 손실이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내무장관과 시장의 개입은 압력을 가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결국 런던경찰청은 규정에 예외를 두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SEG는 스위프트의 개인 경호원으로 이용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위와 역할이 훼손됐다고 느꼈다”고 했다. SEG 요원들은 국가 공식 업무를 수행할 때처럼 무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기에 키어 스타머 총리, 쿠퍼 장관, 칸 시장 등 노동당 고위 인사가 스위프트 공연을 무료로 관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호 특혜 논란은 가열됐다. 스타머 총리는 논란이 커지자 스위프트 공연 관람권을 비롯한 일부 비용을 추후에 반환했다.
노동당 측은 스위프트에 대한 경호는 경찰이 내린 ‘운영상의 결정’이며 빈에서 테러 위협과 영국 내 흉기 난동 사건 등 안보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는 “누가 콘서트에 갔는지와 연관된 일이 아니다”라며 “정치인을 위한 문제가 아니라 스위프트의 안전을 확실히 해야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내무부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행사가 열릴 때는 정부, 시장실, 경찰이 협력해 안전하게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런던 시장 대변인은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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