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8일 공개된 미국 방송 NBC와의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임기가 끝나기 전 그를 교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파월 의장을 교체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아니다. 그럴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사퇴하라고 말한다면 그는 사퇴할 것이지만, 내가 사퇴하지 않도록 요청한다면 아마도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기준금리 결정 시 정치적 독립성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는 연준을 이끄는 파월과 트럼프의 갈등은 수년간 이어져 왔다. 2018년 파월을 연준 의장에 앉힌 것은 트럼프였다. 하지만 파월은 임명된 그 해 4차례 걸쳐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를 올렸고, 트럼프는 ‘연준이 미쳤다(gone crazy)’ ‘파월은 멍청하다(clueless)’라고 비판했다. 대선을 앞둔 올해 7월 트럼프는 대선 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지만 파월은 지난 9월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 7일엔 9월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낮춘 뒤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트럼프 당선인이 사임을 요구하면 물러날 거냐”고 묻자 “아니오”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파월 의장을 교체하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두 사람 사이의 긴장 관계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월가와 워싱턴에서는 트럼프가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의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준의 독립성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대선 이후 커진 상황”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 “대통령에게 기준금리와 관련한 발언권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해왔다. AP는 “감세와 광범위한 관세 부과를 하려는 트럼프의 정책은 고(高)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파월 의장이 트럼프 당선인이 원하는 만큼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둘 사이의 마찰이 우려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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