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르 키릴로프 중장.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랴잔스키 대로에서 폭탄이 폭발하면서 러시아 핵방위군 사령관을 포함한 2명이 사망했다. 이 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조사위원회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전기 스쿠터에 숨겨진 폭탄이 폭발해 러시아 방사능·생물화학 방호군(RKhBZ) 사령관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과 그의 부관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폭발은 크렘린궁에서 남동쪽으로 약 7km 떨어진 랴잔스키 대로의 한 주거용 건물 앞에서 발생했다. 폭발로 건물 1~4층 정면 유리창도 파손됐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된 사진에는 폭발로 인해 건물 입구가 파손되고 잔해가 흩어진 가운데 눈이 쌓인 바닥에 피로 얼룩진 두 구의 시신이 누워있는 모습이 담겼다.

키릴로프가 지휘한 방사능·생물화학 방호군은 방사능, 화학, 생물학 오염 상황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로, 러시아군의 핵무기 보호 임무도 담당한다.

17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랴잔스키 거리에 있는 주거용 건물 밖에서 폭발이 발생해 러시아군 이고르 키릴로프 중장과 그의 부관이 사망한 현장. /AFP 연합뉴스

이번 사건은 키릴로프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 무기 사용 혐의로 기소된 직후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사건 발생 하루 전인 16일 우크라이나 검찰이 키릴로프를 우크라이나에서 금지된 화학 무기를 사용한 혐의로 궐석 재판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SBU에 따르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래 우크라이나에서 4800건이 넘는 화학 무기 사용 사례가 보고됐으며, 2000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화학물질 중독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키릴로프가 지휘하는 부대가 전장에서 독성 질식제인 클로로피크린 등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클로로피크린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영국은 지난 10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혐의로 그를 제재 대상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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