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가운데) 독일 총리가 16일 자신의 신임 투표가 벌어진 독일 베를린의 연방하원 의사당에서 볼프강 슈미트 특임 장관, 슈테펜 헤베스트레이트 정부 대변인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16일 독일 연방의회에서 벌어진 신임 투표에서 찬성 207표, 반대 394표, 기권 116표로 불신임됐다. 2021년 9월 총선으로 독일의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 자유민주당(FDP) 3당의 이른바 ‘신호등 연정’ 체제가 등장한지 3년여만이다.

이들 3당은 각각 신호등의 3색인 적·녹·황색을 대표색으로 사용해왔다. 이 연정은 지난 11월 FDP가 연정에서 탈퇴하면서 붕괴한 상태였다. 숄츠 총리가 소속된 SPD는 이후 이후 제1야당인 기민(CDU)·기사(CSU)연합과 내년 2월 조기 총선에 사실상 합의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자신의 신임 투표가 부결됨에 따라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을 찾아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공식 요청했다. 조기 총선은 2월 23일로 잠정 합의된 상황이다.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독일 매체들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이같은 일정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숄츠 총리는 2021년 12월부터 만 3년간 독일 연립 정부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뒤이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중단 등으로 독일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휘청이기 시작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탈원전 정책 지속 여부,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방향 등을 놓고 계속 분열과 대립이 벌어졌다. 숄츠 총리는 이 과정에서 연정 내 갈등 조정에 실패했고, 결국 친기업·친원전 노선을 고집해 온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을 해임하며 파국을 불렀다. 린드너 장관은 FDP 대표다.

숄츠 총리는 이날 표결에 앞서 의회에 출석해 “몇 주에 걸친 FDP의 방해공작 때문에 연정을 더 끌고갈 수 없었다. 정치에 참여하려면 도덕적 자격이 필요하다”며 린드너 전 장관에게 연정 붕괴의 책임을 돌렸다.

독일 정치권은 이미 이달 초부터 총선 준비에 뛰어든 상황이다. 숄츠 총리는 연임에 도전하고 있으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14일 여론조사에서 정당별 지지율은 중도우파 야당 CDU·CSU 연합이 32%로 1위,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19%로 2위였고 SPD(17%)와 녹색당(13%)이 그 뒤를 이었다. CDU·CSU 연합이 1당이 될 경우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가 총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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