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금리는 연 4.25~4.50%가 됐고, 한국(3.00%)과의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으로 종전 1.75%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줄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내년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0.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9월 발표 때 4차례 인하를 예상했지만 속도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달라진 점도표, 금리 인하 예상 횟수 줄었다
연준은 이날 “올해 초부터 노동 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완화되었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목표치인 2%를 향해 진전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경제 전망은 불확실하다”고 했다.
이날 시장은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인하하느냐보다는,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 수준을 어떻게 예측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점도표(點圖表·dot plot)는 연준 위원 19명이 익명으로 자신이 전망한 향후 금리 수준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로, 매년 12월 나오는 점도표는 이듬해 기준 금리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참고 자료다. 연준 위원들은 이날 함께 발표한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기준 금리가 3.9%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적인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린다면 내년 2차례 금리를 내릴 전망이라는 뜻이다. 지난 9월 발표된 전망치는 3.4%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경제가 견조하게 유지됨에 따라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금리 인하 횟수가 두 번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연준 위원 19명 중 10명은 내년에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고 답했다. 4명은 그것보다 더 적은 수의 금리 인하를 예상했고, 5명은 두 번 이상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준 위원들은 금리 방향에 대해 다소 광범위한 의견을 보였다. 한 관계자는 내년에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한 반면, 다른 관계자는 5번 인하를 예상하기도 했다. 이번 달 투표에 참여한 12명의 위원이 금리 인하에 만장일치 의견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클리블랜드 연준의 베스 해맥 총재는 이번 금리 인하 결정에 반대표를 던졌다.
◇중립금리 수준 두고 고민하는 연준
연준은 현재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모두를 유발하지 않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의미하는 ‘중립 금리’가 얼마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연준은 2020년 코로나 위기대응을 위해 사실상 0%대까지 내렸던 기준금리를 2022년 3월부터 인상하기 시작해 지난해 7월 금리를 22년 만의 최고 수준인 연 5.25~5.5%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인플레이션이 목표(2%)에 근접해 가고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자 지난 9월 4년 반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하에 나선 뒤 이날까지 3회 연속 금리를 내렸다. NYT는 “연준은 현재 금리가 중립을 웃도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금리를 너무 빨리 인하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고민도 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실업률(11월)은 4.2%를 기록해 1년 전(3.7%)에 비해 다소 올랐다. 이달 첫째 주(12월 1~7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4만2000건으로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물가는 정점이었던 2022년보다 훨씬 낮아졌지만 아직도 연준 목표치(2%)를 상회하는 수준(소비자물가지수 2.7%)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1월 이후 전망에 대해서도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즉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 25%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광범위한 관세 부과와 감세정책을 동시에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CNN은 “새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연준의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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