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크리스마스에도 사랑과 축복을 상징하는 산타클로스가 썰매를 타고 전 세계 밤하늘 길을 누빈다. 미국·캐나다가 공동 운영하는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오는 24일 오후 6시부터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산타 비행경로를 실시간으로 중계한다고 20일 밝혔다. NORAD에 따르면, 산타는 빨간 코의 순록 루돌프가 끄는 썰매를 타고 북극에서 이륙해 날짜변경선을 따라 태평양 상공으로 남하한 뒤 서쪽으로 이동하며 수십억 개의 선물을 뿌릴 예정이다.
NORAD는 자체 레이더로 북극에서 이륙하는 산타를 포착할 수 있지만, 태평양에서부턴 인공위성을 활용해야 한다고 케이스 커닝엄 미 공군 중장이 AP에 밝혔다. 그는 “붉게 빛나는 루돌프의 코는 많은 열을 발산한다. 그 열원(熱源)을 따라 위성들이 산타를 추적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산타는 우주에도 찾아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무는 우주비행사들을 만났다고 한다. 한반도의 경우 제주·부산·서울 순으로 이동했고 이후 평양을 거쳐 중국으로 향했다.
NORAD가 산타 비행경로를 실시간 중계하는 건 올해로 69년째다. 1955년 미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지역 신문에 한 백화점이 ‘산타에게 전화 걸기’ 이벤트 광고를 실었는데, 전화번호가 NORAD의 전신(前身)인 대륙방공사령부(CONAD) 번호로 잘못 적혀 어린이들의 전화가 쇄도했었다고 한다. AP에 따르면 처음 전화를 받았던 이는 당시 CONAD에서 근무하던 해리 W 슈프 공군 대령이다. 그는 긴급 사태 전용인 ‘레드폰’에 걸려 온 전화를 받았는데 한 어린이가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 목록을 읊었다고 한다.
슈프 대령은 1999년 AP 인터뷰에서 “그 아이는 말을 이어가더니 갑자기 ‘당신은 산타가 아니야’라고 말했다. 난 산타처럼 ‘호호호’ 하고 웃으며 ‘난 산타클로스다. 넌 착한 아이니?’라고 말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이후로도 CONAD엔 하루 50통이 넘는 어린이들의 전화가 걸려 왔다. 같은 해 12월 23일 AP는 “산타클로스가 CONAD로부터 안전한 통행을 보장받았다”는 기사를 전했다. 슈프 대령은 2009년 별세하기 전까지 전 세계 부모들로부터 ‘아이의 동심을 지켜줘 감사하다’는 편지를 받았다.
CONAD는 이후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산타의 이동 경로를 중계하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1958년 NORAD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웹사이트는 영어·스페인어·독일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포르투갈어·한국어·일본어·중국어 등 아홉 개 언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ORAD는 산타가 끄는 썰매의 이륙 중량이 젤리사탕 7만5000개분이고, 산타의 체중은 260파운드(약 118㎏)라고 밝혔다. 썰매의 추력(推力)은 9RP(reindeer power·순록 한 마리가 낼 수 있는 힘)고 최고 속도는 별빛보다 빠르다고 전해졌다. 순록들은 건초·귀리·당근 등을 연료로 삼아 6만t의 짐을 싣고 이륙할 수 있다고 한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당신이 궁금해할 일본 이야기, 방구석 도쿄통신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