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한 시간 전쯤 저는 일론 머스크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가 그에게 ‘하원의장이 되고 싶어요?’라고 물었더니 머스크는 ‘그 자리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울 수 있다’고 하더군요.”
21일 미국 연방 하원에서 임시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은 기자들과 만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미 하원은 ‘셧다운(행정부 업무 일시 정지)’을 피하기 위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존슨 의장은 그 첫 번째 관문이었던 하원 투표를 앞두고 머스크와 만나 이 같은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존슨은 농담조였다는 취지로 말헀지만 이번 임시 예산안 통과 과정에서 머스크의 당내 영향력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임시 예산안 처리 시한(20일)을 앞두고 혼란이 벌어지게 된 것도 머스크의 영향이 컸다. 그는 18일 공화당과 민주당이 예산안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X(옛 트위터)에 “이 터무니없는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지는 하원 또는 상원의원은 2년 내 퇴출당해야 한다”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도 머스크와 같은 입장을 보이면서 공화당은 급하게 이들의 의견을 반영해 새로운 예산안을 민주당에 들이밀어야 했다.
이후 당내에서는 존슨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의 책사’라고 불리는 스티브 배넌은 19일 애리조나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존슨 의장에 대해 “배짱과 독기, 현명함과 강인함의 조합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그 일(하원의장)을 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머스크가 하원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실제로 나왔다.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하원의장은 반드시 의원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면서 “일론 머스크를 선출하면 워싱턴의 기득권 세력을 뒤흔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법률에 따르면 하원의장은 반드시 하원의원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까지 하원의원이 아닌 사람이 하원의장을 맡은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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