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법무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가 성(性) 비위 의혹으로 낙마한 공화당 맷 게이츠 전 연방 하원 의원이 과거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 매수를 하고 마약도 사용한 증거가 있다는 미 하원 윤리위원회 보고서가 23일 공개됐다. 위원회는 하원 의원 시절 게이츠가 의원들에게 허용되는 수준을 넘어선 교통편 및 숙박을 제공받은 사실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윤리위원회는 이날 37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고 “게이츠 전 의원이 정기적으로 성 매수를 했고, 불법 마약을 소지했으며 미성년자와도 성관계를 맺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보고서 작성을 위해 약 3년간 문서 1만4000건을 검토하고 성매매 의혹을 받은 여성 등 20명 이상을 인터뷰했다. CNN은 “보고서 내용은 폭탄급”이라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게이츠는 하원 의원 시절이던 2017년 당시 17세였던 미성년자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 이 여성은 그해 7월 파티에서 게이츠 의원과 두 차례 성관계를 가졌으며, 그중 한 번은 현장에 다른 참석자들도 있었다고 위원회에 진술했다. 게이츠는 이 여성에게 현금 400달러(약 58만원)를 건넸다고 한다. 다만 위원회는 이 여성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당시 게이츠가 알고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게이츠는 최근 X에서 “18세 미만의 사람(미성년자)과 성적인 접촉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게이츠는 ‘고급 데이트 사이트’를 내세운 웹사이트에 친구의 계정으로 접속해 여성들을 만났다. 위원회는 게이츠가 최소 20차례에 걸쳐 12명의 여성에게 수만 달러를 모바일 결제 서비스 밴모 등으로 지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5000달러 이상을 받은 한 여성은 “그와 어울리는 시간의 99%는 성관계가 포함됐다”고 위원회에 진술했다.
보고서는 게이츠가 2018년 9월 다른 남성 2명, 여성 6명과 함께한 바하마 여행에 대해서도 “게이츠가 여행 중 최소 4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게이츠는 바하마로 갈 때는 일반 여객기, 돌아올 때는 자가용 비행기를 탔지만 자신이 비용을 지불한 사실은 입증하지 못했다고 한다. 위원회는 “하원 의원에게 허용되는 수준을 넘어선 선물을 받은 사례”라고 했다.
보고서에 언급된 사건 관계자들은 또 게이츠가 코카인과 엑스터시 등 불법 약물을 여러 차례 사용하거나 소지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따라 윤리위는 “게이츠 전 의원이 하원 규칙, 주 및 연방법 등에서 금지한 성매매, 의제 강간, 불법 약물 사용, 선물 수수 및 특권·특혜 관련 규정 등을 위반했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장관에 지명되자 하원 의원을 그만뒀던 게이츠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의 뒤를 이어 연방 상원 의원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보고서 공개 전날 청년 보수 단체가 주최한 행사에서 “아마도 나는 상원에서 (마코) 루비오의 빈자리에 출마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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