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각) 카자흐스탄 악타우시 인근 아제르바이잔 항공기 추락 현장에서 구조 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성탄절에 승객 절반 이상이 사망한 아제르바이잔항공의 여객기 추락 사고가 새 떼와의 충돌 때문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로이터·AP 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25일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러시아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로 향하던 아제르바이잔항공 J2 8243편 여객기는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시 인근에 비상 착륙을 시도하다가 비틀거리며 추락했다. 이 사고로 67명의 탑승자 중 38명이 사망하고, 29명이 생존했다. 사고 당일 러시아 민간 항공 감시 업체 로사비아치아가 텔레그램에 “새 떼와 충돌한 후 기내 비상 상황으로 인해 기장이 대체 비행장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고 악타우가 선택됐다”는 글을 올리면서 조류 충돌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래픽=김하경

그러나 추락 지점이 항로에서 크게 벗어나 있어 의문이 제기됐다. 이 비행기는 바쿠를 출발해 북서쪽인 그로즈니로 향하고 있었으나, 추락 지점은 북동쪽 바다 건너편인 악타우였다. 로이터는 “새와 충돌하면 가장 가까운 대체 비행장을 찾지, 이렇게 코스에서 크게 벗어난 곳으로 가진 않는다”고 전문가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사고 항공기 기체 꼬리 부분에 수많은 구멍이 발견돼 러시아의 오인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항공 전문가들은 방공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포탄의 공격을 받은 흔적과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로이터는 최근 체첸 지역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비행기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체첸 지역을 드론으로 강타한 후에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체첸 지역 공습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AP는 항공기 항로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 “항공기가 강력한 GPS 교란을 겪었다”며 “러시아는 과거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GPS 전송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다”고 했다.

카자흐스탄 교통당국은 이날 사고 항공기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원인 분석에 나섰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비행기가 기상 악화로 진로를 변경했지만 추락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으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고 당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오늘 카자흐스탄 악타우에서 비극이 일어났다”며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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