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는 안 보내 주겠죠? 가라면 가는데…여기서 살고 싶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2일 오후 늦게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최근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의 신문 동영상을 공개했다. 아직 우리말 이름을 밝히지 않은 각각 20세와 26세의 두 병사는 부상으로 인해 침대에 눕거나 앉은 채로 우크라이나 보안국 요원의 질문에 답했다. 우리나라 국가정보원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중간에서 한국어 통역을 했다.
북한군 병사들은 이곳이 어딘지 아는지, 어떤 이유로 파병됐는지, 가족이 있는지, 전선에는 언제 투입됐는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등을 질문 받았다. 한 병사는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고, 러시아에 파병돼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것이 아닌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다”고 답했다.
또 다른 병사는 가족이 있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고, 가족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다른 병사는 북한으로 가고 싶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다 좋은가요”라고 반문하더니, 통역이 “우크라이나 좋아”라고 답하자 “(집으로) 가라면 가는데…여기서 살고 싶어”라고 답했다. 다음은 공개된 동영상의 대화 내용 전문.
통역: 지금 여기가 어디 있는지, 어딘지 알아?
병사1: (눈깜박이며 고개를 저음)
통역: 너는 지금 우크라이나에 있어.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상대로 싸우는 거 알고 있었지?
병사1: (눈깜박이며 고개를 저음)
통역: 몰랐어?
병사1: (고개를 끄덕임)
통역: 그러면 여기 지휘관들은 뭐라고 그랬어? 누구랑 싸운다고 했어?
병사1: 훈련을 실전처럼 해본다고 했어요.
통역: 북한의 가족. 가족들이 없어?
병사2: (고개를 끄덕임)
통역: 있어?
병사2: (고개를 끄덕임)
통역: 부모님은 지금 너 어디 있는지 알아?
병사2: (고개를 저음)
통역: 그러면, 전선에는 1월 3일부터만 있었던 거야?
병사1: (고개를 끄덕임)
통역: 1월 3일부터 있었고, 그러고 언제까지? 잡혔을 때까지?
병사1: 1월 3일 날 나와서 옆에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거기 방공호에 숨어 있다가 1월 5일날 부상 당하고.
통역: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조선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병사2: (고개를 끄덕임)
통역: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어?
병사1: (잠깐 생각하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다 좋은가요?
통역: 우크라이나 괜찮은 것 같애? 여기 좋아.
병사1: (한참 생각하다) 여기서 살고 싶어.
통역: 너는 지금 우리 우크라이나 친구들이랑 나를 포함해서 아까 여기 선생님들이 계셨잖아. 그분들이랑 잘 얘기를 하면 여기서 최대한 살 수 있도록 우리가 잘 해볼 테니까. 건강하게 잘 있어야 돼. 건강하게 잘 있고 밥 주는 거 잘 먹고. 알겠지? 자주 자주 올 테니까
병사1: 집에는 안 보내주겠죠?
통역: 집에? 집에 가고 싶어?
병사1: 가라면 가는데…
통역: 가라면 갈 거고, 우크라에 남으라고 하면 남을 거고?
병사1: (고개를 끄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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