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전쟁 발발 467일 만이다.
휴전 협상을 중재해온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 타니 카타르 총리는 이날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 합의에 도달했다”며 “휴전은 오는 19일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협상안에는 6주 간의 초기 휴전 기간이 명시됐으며,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점진적 철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양측의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스라엘 정부는 16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보안 내각을 소집해 휴전안 승인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이번 전쟁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에 돌입하면서 민간인과 하마스 대원 등 4만65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에 인질 98명이 남아있으며, 이 중 34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휴전이 3단계로 이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6주 간의 1단계 휴전 기간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일부 철수하고, 하마스는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중 여성·어린이·노인 등 33명을 우선 석방한다. 휴전 첫날 인질 3명을 석방하고, 7일째 되는 날 인질 4명을 추가로 돌려보낸 후 매주 일정 인원이 석방될 예정이다. 이스라엘은 민간인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포로 30명, 여군 1명당 50명을 석방한다. 휴전이 순조롭게 2단계에 접어들 경우 하마스는 인질 중 남은 생존자를 모두 석방한다.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재소자를 추가 석방하고,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한다. 3단계에선 사망한 이스라엘 인질의 시신을 송환하고 국제사회의 감시 아래 3~5년간의 가자지구 재건에 착수하게 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최종 합의 직전 하마스가 가자지구와 이집트 경계의 완충지대 ‘필라델피 회랑’과 관련한 새로운 요구를 내놓으며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었지만 이스라엘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원안대로 합의가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마침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타결됐음을 발표할 수 있게 됐다”며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가자지구 내 무고한 민간인들의 고통도 끝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협상이 타결됐다”며 “인질들이 곧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오는 20일 자신의 취임식 전까지 전쟁을 멈출 것을 거듭 요구해왔다.
국제사회에서도 휴전을 환영하는 메시지가 잇따랐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은 이 (휴전)협정의 이행을 지지한다”며 “우리의 우선순위는 이번 분쟁으로 인한 엄청난 고통을 완화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두 당사자들이 역내 지속적 안정과 분쟁의 외교적 해결을 향한 디딤돌로서 휴전 합의를 완전히 이행해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