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머그샷(mug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을 촬영했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당시 모습과 유사한 ‘대통령 공식 사진’을 공개했다.
트럼프 인수위는 16일(현지 시각) “나흘 뒤면 도널드 트럼프가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며 공식 사진을 배포했다.
사진 속 트럼프는 굳은 표정으로 한쪽 눈썹을 치켜뜬 채 위쪽을 응시하고 있다. 이 공식 사진은 최근 다른 미국 대통령 사진들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등은 모두 환하게 웃는 모습을 공식 사진으로 사용했다. 트럼프 역시 자신의 첫 임기 때에는 활짝 웃는 ‘전통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 공식 사진 속 트럼프는 2023년 8월 조지아주에서 찍은 머그샷과 비슷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번복하기 위해 광범위한 외압을 행사했다가 조직범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며 머그샷을 촬영했다.
트럼프는 당시 머그샷에서 고개를 살짝 숙인 상태에서 눈을 치켜뜨며 정면을 응시했는데, 47대 대통령 공식 사진도 비슷한 모습이다. 다만 넥타이가 빨간색에서 파란색으로 바뀌었고, 왼쪽 상단 풀턴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 로고 대신 미국 국기가 배경을 차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는 한쪽 눈을 위협적으로 가늘게 뜨고 도전적인 표정을 짓고 있다”며 “2023년 머그샷과 놀라울 정도로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의 전통적이지 않은 포즈는 ‘강인한 남자’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미국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통령 출신의 머그샷은 오히려 공화당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의 입지를 강화시켰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머그샷을 ‘저항의 상징’으로 포장했고, 이를 활용한 굿즈(기념품)를 팔아 이틀 만에 710만 달러(약 103억원)를 모으기도 했다.
반면,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전통을 따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팔짱을 끼고 미소 짓고 있다. 가디언은 “힐빌리의 노래(밴스의 자서전)를 쓴 사람이 이렇게 빨리 정치적으로 엄청난 높이까지 올랐다는 걸 믿을 수 있니? 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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