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 여전히 곰곰이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이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장면들을 연이어 다루는 것은 의도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영문판 ‘We Do Not Part’)의 미국판 출간을 앞두고 이뤄졌다.
한강은 21일(현지 시각) 공개된 인터뷰에서 “그건 고통이고, 피이기도 하다. 하지만 죽어 남겨지는 부분과 살아있는 부분을 연결하는 게 삶의 흐름”이라고 했다. 이어 “죽은 기억과 살아있는 현재를 연결해 아무것도 죽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한국 역사뿐 아니라 모든 인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책이 매진되고, 전국 곳곳에 대형 현수막이 걸리고, 6년 동안 조용히 달려온 서울 동네 서점에 TV 카메라가 몰려드는 등 한국 작가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은 올림픽 업적을 세운 것처럼 축하받고 있다”고 전했다. 20대인 한강 작가의 아들은 관심이 너무 쏟아진다며 인터뷰에서 자신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한강은 수상 이후 조용히 글을 쓰는 생활로 돌아가려 애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유롭게 다니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관찰하고, 어느 정도의 익명성 속에서 부담 없이 자유롭게 글을 쓰는 것, 그것이 작가에겐 가장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12월 3일 선포된 계엄령과 관련해서는 “1979년, 1980년의 기억은, 직접 경험했든 그렇지 않았든 그것이 반복돼선 안 된다는 것을 그들이(국회의원들과 시위대) 알았기에 한밤중에 거리로 나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가 연결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