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미국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고별 인사를 한 뒤 캘리포니아로 휴가를 떠났다. /UPI 연합뉴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20일 전례 없이 광범위한 사면권을 행사하며 4년의 임기를 마쳤다. 바이든은 이날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리즈 체니 전 공화당 의원을 ‘선제적 사면’했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측과 대립각을 세워 ‘정적’으로 몰린 인물들이다. 바이든이 오랫동안 고위직을 지낸 덕에 부당 이익을 봤다고 공화당이 주장해온 남동생 제임스 바이든 부부 등 가족 5명에 대해서도 선제적 사면을 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선제적 사면은 아직 유죄 판결을 받지 않았거나, 기소되지 않은 사람을 면책하는 대통령의 권한 중 하나다. 바이든은 “내 가족은 나를 해치려는 최악의 당파적 정치에 끊임없는 위협을 받아 왔고, 그런 공격이 끝날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며 사면 배경을 밝혔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나쁜 전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20일 미국 워싱턴 DC 의사당에서 열린 제4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설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이 등을 돌려 전임 대통령인 조 바이든과 악수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바이든은 백악관의 관례대로 트럼프에게 자필 편지를 남겼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면서도 “그것은 나와 트럼프 사이의 일”이라며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취임식이 끝난 뒤 바이든은 배우자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트럼프 부부의 환송을 받으며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 원’에 탑승해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이동했다. 격납고에 모인 내각과 참모진, 지지자들 앞에서 “우리는 퇴임하는 것이지 싸움을 끝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고별 인사를 했다.

이후 바이든은 와인 산지로 유명한 캘리포니아 샌타 이네즈로 떠났다. 자신을 대신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등장한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지난해 8월 바이든이 은둔에 가까운 시간을 보낸 곳이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의 친구이자 억만장자인 민주당 기부자가 이곳에 있다”고 했다.

바이든은 휴가를 마친 뒤엔 정치적 고향인 델라웨어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모교 델라웨어대의 ‘바이든 연구소’ 등에서 정책 개발과 후학 양성에 힘쓰겠다는 구상이다. 2015년 뇌종양으로 별세한 장남의 이름을 딴 ‘보 바이든 재단’에서 봉사하겠다는 뜻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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