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한 정치인이 의회 공개 석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욕설까지 서슴지 않았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정치 매체 더힐에 따르면 덴마크의 앤더스 비스티센 유럽의회 의원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그린란드는 800년 동안 덴마크 왕국의 일부였으며 우리나라의 통합된 일부”라며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당신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표현하겠다. 꺼져라(F*** off)”라며 욕설했다. 비스티센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이같은 발언을 담은 영상을 올리며 “진정한 애국자라면 이것이 국가 주권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공격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니콜라에 슈테파누타 유럽의회 부의장은 즉각 비스티센의 발언을 제지했다. 슈테파누타는 “이는 민주주의의 장에서 용납될 수 없는 발언”이라며 “트럼프에 대한 개인적 견해와 무관하게 그런 언어 사용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인 20일 덴마크령(領) 그린란드를 미 영토로 편입하겠단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취임 연설을 마치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린 국제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면서 “덴마크 역시 우리의 계획에 동참할 거라 확신한다”고 했다. 그린란드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북극해 항로와 희토류 등의 군사·경제적 가치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그동안 그린란드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으며, 이를 위해 군사력 사용까지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고율 관세 부과 등의 수단으로 덴마크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무트 에게데 그린란드 자치정부 총리는 21일 재차 미국 편입 거부 의사를 밝혔다. 에게데는 이날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린란드인이다. 우리는 덴마크인이 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미국인이 되고 싶지 않다”며 “그린란드의 미래는 그린란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게데는 트럼프와의 회동을 추진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그들(미국)이 그린란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반드시 그린란드와 이야기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현재 덴마크 자치령으로 독자적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면적은 216만㎢로 세계 최대 섬이며 인구는 5만6000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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