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자료사진. /pixabay

이탈리아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신생아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2일(현지 시각)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 이탈리아 남부 도시 코센차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발생했다.

생후 하루 된 여아를 납치한 범인은 코센차 출신의 로사 베스파(51)와 세네갈 출신의 남편 아쿠아 모세스(43)로 밝혀졌다. 다행히도 경찰의 신속한 대응 덕분에 이들은 범행 직후 자택에서 체포됐고, 신생아인 소피아는 납치된 지 3시간 만에 무사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범인들이 이 같은 납치 행각을 벌인 것은 모두 거짓말 때문이었다. 이 부부는 9개월 전 주변 사람들에게 임신했다는 거짓말을 했다. 베스파는 9개월간 임신부 행세를 했고, 지난 8일에는 페이스북에 아들 안셀이 태어났다는 거짓 게시물까지 올렸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보고 싶다 하는 지인들에게 “아이가 검사를 받아야 해서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거짓말을 둘러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납치해 자신들의 아이로 꾸미려는 계획을 세웠다. 베스파는 결국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 간호사로 위장해 범행에 나섰다. 그는 산부인과 병실 문을 두드리며 신생아의 목욕이 필요한지 물었으나 “아니다”라는 답변을 듣고 다음 병실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베스파는 엄마 발레리아, 할머니와 함께 있는 소피아를 발견했다. 베스파는 “소아과에 데리고 가야 한다”며 소피아를 납치했다.

하지만 발레리아는 한참이 지나도 아기가 돌아오지 않자 병원 측에 아이의 행방을 물었다. 이후 아기가 납치된 사실이 확인됐고, 경찰이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경찰은 이들의 자택으로 출동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때 집 안에서는 남자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는 파티가 열리고 있었다. 방은 남자 아기를 위해 파란색으로 꾸며져 있었고, 납치된 소피아는 남자 아기 옷을 입고 있었다. 파티에 참석한 지인들과 가족들은 납치된 아기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기를 되찾은 발레리아는 “아기가 무사해서 다행이다. 우리 아기를 찾기 위해 도시 전체, 아니 지역 전체가 도와줬다. 이 경험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2일 납치된 신생아를 무사히 구출한 경찰관들을 향해 “대단한 일을 해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