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프랑스 대표 휴양지 니스가 올여름부터 크루즈 입항 금지를 추진한다.
22일(현지 시각)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지 니스 시장은 지난 20일 저녁 신년 연설에서 향후 니스와 빌프랑슈쉬르메르 항구에 크루즈 선박 입항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에스트로지 시장은 “나는 이 떠다니는 호텔들이 니스에 정박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크루즈들은 환경 오염을 일으키고, 돈은 쓰지 않으면서 쓰레기만 버리고 떠나는 저가 여행객들을 쏟아붓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조치가 크루즈 여행객 수를 70% 감소시킬 것이라며 “5000명 이상 승객을 태우고 떠다니는 하나의 도시와 같은 선박은 우리가 개발하고자 하는 관광 모델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에스트로지 시장은 과거 니스가 무분별한 도시 개발로 콘크리트로 뒤덮였던 일을 되새기며 “과잉 관광이 도시를 압도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시장의 발언은 부유층과 윈스턴 처칠 등 유명 인사를 끌어들이는 매력을 자랑하는 이 도시가 분위기를 망치는 대중들로 가득 찬 크루즈로 인해 고통을 겪어왔음을 시사한다”고 평했다. 니스 해안은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 등 영국 귀족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였다. 영국인들이 많은 돈을 기부해 ‘영국인 산책로’가 따로 있을 정도다. 이 밖에도 유럽의 부유층이 별장을 지어놓고 휴가를 보내는 고급 휴양지로 꼽힌다.
에스트로지 시장의 이런 계획은 지역 환경운동가들의 환영을 받았다. 환경운동가들은 크루즈 선박이 3만대의 자동차가 배출하는 것과 맞먹는 양의 대기 오염 물질을 배출한다며 “이것은 거대하고 역사적인 승리”라고 했다.
반면, 지역 상인들은 일자리를 걱정했다. 한 레스토랑의 웨이터는 “우리는 주로 영국인, 미국인,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을 상대한다. 그들은 돈을 많이 쓴다”고 했다. 한 상인은 “우리의 죽음을 원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에스트로지의 정책은 정부의 반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인근 도시 칸의 시장도 크루즈 입항을 금지하려고 했지만, 정부가 관리하는 국영 해역이어서 시장의 뜻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중해 지역 해양 관리 본부에 따르면 작년 니스항에는 총 117회 크루즈 선박이 입항했으며 빌프랑슈쉬르메르항에는 107회 정박했다. 칸에는 175회, 마르세유에는 무려 624회나 입항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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