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잇따른 납치 사건으로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현지 경찰관들이 중국인 여러 명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했다가 적발됐다. 태국 치안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각) 방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태국 경찰은 납치 사건 용의자로 현직 경찰관 4명, 군 순찰대원 1명, 민간인 3명 등 총 8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라오스 접경 지역인 동부 우본랏차타니주(州)에서 20대 중국인 7명을 납치해 감금한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라오스에 머물던 피해자들에게 수입이 좋은 일자리를 주겠다며 태국으로 유인한 뒤 한 리조트에 가두고 피해자 가족에게 몸값 200만 바트(약 8530만원)를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몰래 메신저로 납치 사실과 위치를 주변에 알렸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을 습격했다.
끼띠랏 판펫 태국 경찰청장은 용의자인 경찰관 4명을 즉각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 범죄에 연루된 모든 경찰관은 엄중한 행정 징계와 형사 처벌을 받을 것이라 경고하고, 불법 이민과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범죄에 대한 강력 단속을 지시했다.
최근 태국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등이 납치돼 주변 국가인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지로 끌려가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이른바 ‘납치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앞서 이달 초 중국 유명 배우 왕싱과 모델 양쩌치가 실종됐다가 구출된 일이 크게 보도되면서, 태국 여행업계에선 중국인 관광객이 큰 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납치 피해자들은 보통 콜센터 같은 대규모 범죄 단지에 감금돼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등 범죄 행위를 강요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싱과 양쩌치가 실종된 미얀마 국경지대 매솟도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와 인신매매가 성행하는 곳이자 각종 범죄 조직의 근거지로 유명하다.
태국 경찰은 지난 24일 중국 공안과 만남을 갖고 범죄 근절을 위해 양국 치안 당국이 공조하는 조정 센터를 현지 경찰청에 설치하기로 했다. 운영은 내달 안 시작된다. 중국 당국도 피해가 잦은 매솟 지역에 별도의 조정 센터를 세울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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