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병 달래는 고향의 맛…K-외국인이 인정한 '방구석 월드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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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국이 새로운 미식의 나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K-푸드’도 유명하지만, 조금만 발품을 팔면 서울에서도 세계의 유명 음식들을 쉽게 맛볼 수 있죠. 조선일보 국제부가 서울 주재 외교관, 특파원, 주재원들에게 물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인정한 고향의 맛이 담긴 음식점들, ‘방구석 월드푸드’에서 소개합니다.

◇일본

🥄토키바야마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455-1 2층 (홈페이지)

일본 스모(相撲·씨름과 비슷한 전통 스포츠) 선수들은 우람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창코나베’라고 부르는 보양용 전골을 즐겨 먹습니다. 정해진 재료는 없어요. 커다란 냄비에 채소, 고기, 해산물 등 온갖 재료를 넣고 끓인 뒤 건더기를 폰즈(유자)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그런데 그 맛이 일품입니다.

토키바야마는 실제 일본 스모 선수 출신 사장님이 서울로 건너와 운영하는 일식집입니다. 창코나베 외에도 모츠나베(곱창전골), 테바사키 가라아게(닭날개 튀김), 사시미(생선회) 등 다양한 일본 음식을 팔아요.

전체적으로 많이 밝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여서 손님을 모시거나 데이트하기 좋습니다. 사장님의 선수 시절 사진과 물건들이 입구 앞에 진열돼 있어 구경하기에도 좋아요.

🥄산들바람: 소요카제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9 2층 (홈페이지)

니혼슈(日本酒·일본주)를 경험하고 싶나요? 서울에서 가장 일본과 유사한 음식과 분위기를 곁들여 한잔할 수 있는 집입니다. 소요카제는 일본어로 ‘산들바람’이란 뜻. 다시마키(계란말이), 명란구이 등 정갈한 안주들도 준비돼 있습니다. 마트나 주류 판매점에서 보기 어려운 사케를 구입할 수도 있어요.

🥄아오이토리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9길 8 (홈페이지)

맛있는 빵집이 즐비한 홍대거리에서 ‘일본식 베이커리’를 고수하며 10년 넘게 살아남았습니다. 일본인 사장님은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요리 예능 흑백요리사에 ‘흑요리사’ 중 1인으로 출연했던 분인데요.

대표 메뉴는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일본 학생들의 매점 단골 메뉴 야키소바빵, 그리고 어느덧 일본의 전통(?) 음식이 된 멜론빵입니다. 그밖에 일본이 원조인 소금빵부터 바게트, 치아바타 등 슴슴한 식사빵 종류도 다양하니 즐겨보세요. 커피와 음료도 판매합니다.

단 매장이 크지 않아 자리를 잡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먹고 싶은 빵만 골라서 포장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이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35

청계천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입니다. 일본 특파원과 주재원들에게 ‘일본 식당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하면 반드시 들어가는 대중적인 식당이에요. 지하에 있는 입구부터 도쿄나 오사카에 있는 선술집과 비슷한 그런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문제는 메뉴 종류가 많아 무엇을 먹어야 좋을지 고르기가 좀 난해하다는 거예요. 일본 특파원들은 시메사바(고등어 초절임), 포테토 사라(감자 샐러드), 계란말이, 오코노미야키, 마 구이, 탄탄멘, 치킨 가라아게 등을 추천하네요.

🥄배수사

서울 중구 남대문로9길 12

위에 언급한 식당들에 비하면 너무 ‘한국식 일식집’ 분위기라고 평가될 수 있지만, 의외로 일본 특파원들이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가게입니다. 회가 싱싱하고 방이 많고 서비스가 친절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것 같아요. 두툼하게 썬 회가 맛있고요, 유치원 원장 출신이시라는 지배인님이 한국식 오모테마시(정성을 다한 접객)를 보여주는 가게입니다.

◇중동

🥄아라베스크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27 (홈페이지)

고향의 맛이 그리운 아랍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찾는 서울 대표 중동 식당. 육수를 넣어 지은 쌀밥 위에 푹 삶은 양고기와 견과류, 요구르트를 얹은 중동 전통 음식 ‘만사프’가 대표 메뉴입니다. 깔끔한 중동식 인테리어에 요르단 사장님이 가게를 운영하고, 외국인 손님들도 많아 실제 중동에 온 듯한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동식 커리 ‘양고기 버터커리’에 난을 곁들여 먹은 뒤, 후식으로 인도식 생과일 요거트 ‘라씨’를 드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클레오파트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99 2층 (홈페이지)

가게 입구부터 스핑크스와 클레오파트라 동상이 맞이하는 이집트풍 라운지 카페. 마카로니, 렌틸콩, 병아리콩과 토마토 소스 등을 어우린 이집트 전통 음식 ‘코샤리’, 이집트 고기 파이 ‘하와우쉬’, 카다이프면과 치즈, 피스타치오가 어우러진 중동의 대표 디저트 ‘쿠나페’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쿠나페를 맛본 이들은 인기 중동 디저트 ‘두바이 초콜릿’보다 맛있다는 평을 내리기도 합니다. 음주를 금기시 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커피와 물담배 문화가 발달한 중동 문화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중국/대만

🥄송화산시도삭면

서울 광진구 뚝섬로27길 48 (홈페이지)

중국인이 운영하는 하얼빈 현지식 도삭면 맛집입니다. 쫄깃한 면발의 비결은 반죽을 하루 동안 숙성하는 것. 현지 맛 그대로를 구현해 현지인도 줄지어 찾습니다.

🥄호짜

서울 서대문구 모래내로 263 (홈페이지)

한국에 중식집은 참 많지만 대만식 중식집은 의외로 많지 않다고 합니다. 서울 생활 여러해 째인 한 대만 분이 추천한 대만 식당입니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맛을 보러 출동했었는데요, 대만식인 걸 떠나서 정말 맛있고 푸짐하게 먹고 나왔습니다. 대만인들이 좋아하는 ‘망고 맥주’도 별미였습니다.

🥄와까리꽁

서울 동대문구 휘경로2길 30 (홈페이지)

‘와까리꽁’은 대만어로 ‘있잖아요’와 비슷한 말이라고 합니다. 중국어는 하는데 대만어는 못하는 이들이 현지에서 ‘와까리꽁’이란 말을 들으면 ‘아, 이제 대만어 시작이구나’ 하고 식은땀을 흘린다고 해요. 이 식당은 정말 작습니다. 그런데도 ‘대만의 맛’을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미 소문을 듣고 찾아가고 있다고 하네요. 이 식당 역시 조선일보 국제부가 ‘시식(?)’을 위해 가보았는데요, 모든 메뉴가 다 생소했지만 맛있었습니다. ‘7년동안 대만살이한 조리전공 사장 써니가 대만음식이 그리워 직접 차린 대만음식점’이라는 네이버 식당 소개를 보니 더 믿음이 가네요.

◇유럽

🥄페르바코

서울 광진구 능동로16길 30 (홈페이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는 ‘치케테리아’라고 하는 선술집들이 유명합니다. 한입거리 안주 ‘치케티’를 파는 곳인데, 해가 지면 이곳에 방문해 치케티와 이탈리아 전통 칵테일 ‘스프리츠’를 한 잔 시켜서 먹는 게 베네치아 사람들의 저녁 일과 중 하나라고 합니다. 한 가게에서 한 잔, 또 다른 곳으로 옮겨서 한 잔, 이런 식으로 밤새도록 치케테리아를 옮겨다니며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며 노는 것이 이곳의 술 문화입니다.

놀랍게도 한국에도 이런 가게가 딱 한 군데 있습니다. 광진구 화양동에 있는 페르바코인데요. 찐 베네치아 스타일의 안주들과 이탈리아에서 온 스프리츠·와인·생맥주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진짜 이탈리아인 사장님·스태프 분들과 (심지어 한국말로) 이탈리아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점도 이 가게에서만 누릴 수 있는 큰 장점입니다. 다만 파스타와 피자는 없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겠네요.

◇튀르키예

한국 거주 N년차인 튀르키예인에게 맛집 추천을 부탁했더니, 다섯개의 식당 리스트가 연달아 도착했습니다. 한국 독자들에게 전달한다고 하니 “흔히 알려진 체인형 튀르키예 식당보다는 내가 소개해 준 곳들이 진짜 튀르키예식 식당이다. 이곳들을 추천하라”면서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아이든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4로 543 (홈페이지)

튀르키예식 브런치나 디저트를 접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도 매우 유명한 우유로 만든 튀르키예 디저트 ‘카이막’이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입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튀르키예 빵, 샐러드, 샌드위치, 오믈렛, 스프 등을 접해볼 수 있는 곳입니다. 본격적인 식사보다는 가벼운 요기가 어울리기는 하지만, 튀르키예의 향기를 느끼기엔 모자람이 없다는 것이 튀르키예 친구의 설명입니다.

🥄앤조이터키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37-33 (홈페이지)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있는 튀르키예 가정식 전문점입니다. 여기는 단순히 요리 뿐 아니라 인테리어나 다양한 소품들을 통해 튀르키예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인데요. 보통 튀르키예 음식 하면 다들 케밥을 떠올리실텐데요. 여기서는 그런 케밥 뿐 아니라 튀르키예식 오믈렛, 만두, 가지요리 등 다양한 요리들이 하나같이 완벽하다는 게 튀르키예 친구의 설명입니다.

🥄메르신케밥

서울 용산구 신흥로 84 (홈페이지)

이곳은 이태원 해방촌에 있는 ‘탄투니’ 전문점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케밥’은 굽는 조리 방식을 의미하죠. 반면 탄투니는 얇게 썬 고기를 철판이나 팬에 볶아서 조리한 걸 뜻합니다. 튀르키예 남부 메르신 지역에서 유래한 음식 문화라고 하는데요. 이곳에선 이렇게 볶은 고기를 소스와 함께 김밥처럼 빵으로 돌돌 싸서 샌드위치처럼 나오는 방식입니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케밥 말고 색다른 튀르키예 음식을 먹어보고 싶은 분이라면 가볍게 방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블루 성수

서울 성동구 연무장7가길 9 (홈페이지)

튀르키예도 훌륭한 와인을 만드는 나라라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평소에 접하기 무척 어려운데, 이곳에 오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튀르키예식 와인바인 이곳에선 튀르키예식 안주와 와인을 주로 파는데요. 병아리콩으로 만든 후무스, 요거트를 기반으로 한 하이다리, 양젖으로 만든 페타치즈 등 튀르키예 사람들이 정말 즐겨 먹는 식재료들을 와인 안주로 경험해 볼 수 있습니다.

🥄레드어니언

경기 평택시 팽성읍 안정순환로 110-4

평택에 위치한 케밥 전문점입니다. 튀르키예식 케밥의 전형을 보고 싶으면 이곳으로 찾아가라는 것이 친구의 설명이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아는 케밥은 구운 고기를 빵에 싸서먹는 형태인데, 여기서는 큼지막한 고기 덩어리가 바비큐로 구워져서 나옵니다. ‘고기 러버’라고 자부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찾아가 보실 만한 곳입니다.

조선일보 국제부는 2023년 추석 때도 주한 외국인이 추천하는 ‘고향의 맛’을 소개했습니다. 올해 설 기사와 겹치는 식당도 있지만, 아닌 곳도 적지 않아 당시 기사 링크를 여기 붙입니다. 궁금하신 분은 클릭! 해주세요!

→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3/09/29/HQGMWVQOQZFMPM2RZGWTCJO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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