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29일 발생한 여객기 사고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9일 발생한 여객기 충돌 사고가 바이든 정부의 DEI 정책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5분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안타깝게도 생존자는 없다. 이 날은 우리나라의 수도와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어둡고 고통스러운 밤이었다”라면서 잠시 묵념을 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충돌이 왜 발생했는지 알지 못하지만 매우 강한 의견은 있다”면서 곧바로 바이든 정부를 겨냥했다.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는 항공 교통 관제사 기준이 아주 평범했는데 나는 (첫 임기 때) 탁월한 수준으로 바꿨다”면서 “내가 퇴임하고 바이든이 취임했을 때 그 기준을 이전보다 더 낮게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고 오바마와 바이든 그리고 민주당원들은 정책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지적한 정책은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을 의미하는 ‘DEI’로, 인종·성·성 정체성 등에서 소수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줘 포용적인 환경을 갖춰나가자며 민주당 정부에서 줄기차게 추구해왔다.

트럼프는 가져온 기사에서 발췌해 “다양성 및 포용성 채용 이니셔티브에 따라 심각한 지적 장애, 정신 질환, 기타 정신적이거나 신체적 장애를 가진 근로자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며 “그 자리(관제사)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정부의 교통부 장관이었던) 피트 부티지지가 다양성을 내세우며 완전히 망가뜨렸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묻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명확한 대답은 피했다. 또 첫 임기 동안 갈등을 빚었던 CNN의 케이틀린 콜린스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와 희생자 신원이 확인되기도 전에 DEI를 비판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그건 별로 현명한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이날 브리핑에 나온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국방부에서 DEI의 시대는 끝났다. 항공 교통관제든 장군이든 우리는 최고이고 가장 똑똑한 인재를 필요로 한다”고 했다.

이번 사고 원인에 대해 트럼프는 “헬리콥터가 분명히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고 비극이 발생했다”면서 “헬리콥터는 속도를 늦출 수도 있었고 멈출 수도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계속해서 움직였다”고 말했다. 헤그세스는 “헬기가 일상적인 연례 야간 비행 재훈련을 하고 있었다”면서 “어젯밤에는 비극적으로 실수가 있었다”고 했다. CNN에 따르면 이 훈련은 재난 상황에서 주요 정부 인사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것과 관련됐다고 한다.

이날 트럼프는 취임 이후 비어 있던 연방 항공청의 임시 청장을 임명했다. 29일 오후 8시 48분(현지 시각)쯤 미국 워싱턴 DC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 상공에서 여객기와 군 헬기가 충돌해 폭발한 뒤 강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두 항공기에 탑승한 총 67명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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