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자신이 이끌었던 중도 우파 기독교민주당(기민당)이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연합해 이민 통제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30일 로이터·DW 등에 따르면 메르켈은 전날 연방의회 투표 결과를 언급하며 “그것이 잘못됐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9일 기민당과 기독사회당 주도로 상정된 이민 정책 강화 결의안은 AfD의 지지를 받아 의회를 통과했다. 결의안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전면적·상시적 국경 통제, 불법 이민자 추방, 유효한 서류 없는 이민자의 입국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초강경 난민 대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당 대표는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이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자 AfD와 손을 잡았다. 그 결과 찬성 348표, 반대 345표로 결의안이 채택됐다.
외신들은 기민당이 독일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정치적 금기를 깨뜨렸다고 보도했다. 그간 원내 정당들은 ‘나치의 후예’로 불리는 AfD와는 협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는데 기민당이 이를 어겼다는 것이다.
사회민주당 소속인 올라프 숄츠 총리가 표결을 앞두고 AfD와의 협력은 “용서할 수 없는 실수”라고 비판한 데 이어, 기민당 당수였던 메르켈까지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면서 메르츠의 리더십에 균열이 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에 따르면 기민당이 AfD와 협력할 조짐을 보이던 지난 28일 기민당 지지율은 3%포인트 하락했다. AP는 “퇴임 후 현실 정치에 대해 논평하지 않고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던 메르켈의 개입이 메르츠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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