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1일부터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멕시코에서 맞대응을 선언하며 본격 관세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31일 아나돌루 통신 등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의 25% 관세 부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무엇을 결정하느냐에 따라 A 계획, B 계획, C 계획이 있다”며 “우리 국민의 존엄성을 항상 수호하고 주권에 대한 존중을 항상 수호하며 종속 없이 평등하게 대화에 임할 것이라는 것을 (미국이)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경제부 장관 또한 31일 대통령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소비자는 과일, 채소, 육류, 자동차, 가전 등 상품에서 더 비싼 가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는 수많은 미국 가정에 영향을 끼칠 것이고 (관세는) 전략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멕시코도 관세로 맞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월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는 3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된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국가나 품목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관세를 ‘협상 카드’로 쓰려는 것일 뿐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전에도 자국에게 피해가 가는 미국의 정책들에 대해 강력하게 맞대응한 바 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멕시코 화물 트럭의 입국을 금지하자 멕시코는 24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농·공산품 90개 품목에 대해 10~20%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2018년 트럼프 1기에서 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을 때도 멕시코는 미국산 농축산물에까지 관세를 부과하며 대응했다.
특히 최근 멕시코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멕시코 당국에 따르면 2023년 멕시코는 미국으로 4901억 달러어치를 수출, 대미 수출액 1위를 차지했으며 같은 기간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상품 규모는 2554억 달러로 큰 폭의 무역흑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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