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을 포함한 광둥성 출신 AI ‘거물’ 세 명은 요즘 중국에서 ‘광둥 AI 3인방(廣東AI三傑)’으로 불린다. 최근 중국 과학 기술 매체 ‘콰이커지’는 “광둥성이 대단한 과학 기술 인재들을 다수 배출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일컫는 별명을 소개했다. 지난 20일 딥시크의 고성능 AI 모델 ‘R1′을 공개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세계 테크계를 충격에 빠트린 량원펑은 광둥성 우촨시 미리링촌(村) 출신이고, 또 다른 AI 스타트업 ‘문샷AI’ 창업자 양즈린(32)은 광둥성 산터우시, AI 과학자 허카이밍(41) 매사추세츠공대(MIT) 전자공학·컴퓨터공학 부교수는 광둥성 광저우시 출신이다. 콰이커지는 “세 명의 광둥인이 AI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했다.
2023년 3월에 설립된 문샷 AI의 창업자 양즈린은 장문(長文) 답변에 특화된 AI 모델 ‘키미’로 주목받았다.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의 AI ‘도우바오’ 등이 간결한 답변에 집중할 때, 200만자(字) 분량의 긴 글을 막힘없이 써내는 AI 모델(지난해 3월 기준)을 선보였다. 문샷AI는 알리바바·텐센트 등 중국 테크 공룡들의 투자를 받았고, 기업 가치는 33억달러(약 4조8100억원)까지 치솟아 있다. 양즈린은 지난달 출시 1주년을 맞은 키미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36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허카이밍은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연구소를 거쳐 메타(옛 페이스북) AI 연구소에서 연구직으로 일한 AI 전문가다. 그가 개발한 AI 기법인 ‘잔차신경망(殘差神經網·ResNet)’은 AI 기반 이미지 인식과 분류의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료 영상 분야에 활용도가 높은 AI 기술이기도 하다. 그는 사물을 감지하고 그 사물의 ‘경계선’을 식별하는 컴퓨터 비전(시각) 알고리즘도 개발해 AI의 ‘눈’이 급속도로 좋아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량원펑이 국내파라면, 양즈린과 허카이밍은 해외파다. 양즈린은 칭화대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런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구글의 딥러닝 AI 연구팀인 구글브레인에서 근무했고, 애플 내 최고 AI 전문가로 꼽히는 루슬라 살라쿠트디노프 AI 디렉터와 일하며 실력을 다졌다. 광둥성 대학시험(가오카오) 수석 출신인 허카이밍은 칭화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홍콩중문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이후엔 미국에서 경력을 쌓았다.
광둥성에서 중국 AI 업계에 영향력이 큰 ‘천재급’이 다수 배출되는 이유는 2018년 이후 성(省) 정부가 ‘신시대 인공지능 발전 계획’ 등을 자체적으로 발표하고 AI 인재 양성과 기반 시설 마련에 집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3년 기준 광둥성의 AI 산업 규모는 1800억위안(약 35조8500억원)에 달하고, 관련 기업 수는 1200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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