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이 빨대에서 플라스틱 빨대로 복귀를 선언했다. 대표적 플라스틱 감축 방안 중 하나였던 종이 빨대가 미국에서 퇴출되며 전 세계 환경 정책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AP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10일 플라스틱 빨대 구매를 장려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명령은 종이 빨대가 기능성이 떨어지고, 인체에 위험할 수 있는 화학 물질을 사용하고, 플라스틱 빨대보다 생산 비용이 더 든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으로 개별 포장돼 환경 보호라는 취지를 훼손하기도 한다. 여러 도시와 주, 기업에서 비합리적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트럼프는 “연방 정부가 종이 빨대 구매를 중단하고, 각 기관 건물에서 종이 빨대가 제공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했다. 이어 국내 정책 담당 보좌관이 각 기관과 협력해 ‘종이 빨대 사용 중단을 위한 국가 전략’을 45일 안에 발표하라고 지시했다.
최근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친환경’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35년까지 모든 연방 기관에서 단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폐지하겠다며 종이 빨대 사용을 장려했다. 한국에서도 2018년 11월 스타벅스가 종이 빨대를 채택하며 대중화됐고, 정부도 카페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금세 흐물흐물해지고 특유의 냄새가 음료 맛을 해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트럼프는 첫 임기 중이었던 2019년 자신의 이름을 새긴 빨간색 플라스틱 빨대를 10묶음 15달러(약 2만원)에 판매해 정치 자금으로 활용했다. 지난 7일에는 종이 빨대 사용이 “말도 안 된다”고 소셜미디어에 적었고,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종이 빨대는 녹는다. 정말 끔찍하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구온난화가 사기라고 주장하는 등 화석연료 감축에 미온적 입장을 보여왔다. 플라스틱 빨대 사랑이 그런 관점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2021년 서명한 ‘지속 가능성을 위한 연방 정부의 청정에너지 산업 및 일자리 창출’에 관한 행정명령도 최근 폐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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