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방문 중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11일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을 재차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을 개시하기로 러시아와 합의했다고 밝힌 가운데, 당장 종전 협상이 추진되면 유럽 국가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3조달러(약 4350조원)를 웃돈다는 분석도 나왔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나토 국방장관 회의 참석차 유럽을 찾은 헤그세스는 이날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미군 유럽아프리카사령부를 방문해 “나토 국가들의 방위비가 최근 GDP(국내총생산) 2%에 근접했지만 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고 나도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토 회원국이 미국의 ‘안보 우산(security umbrella)’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현실은 미국의 유럽 안보 정책 수립에 방해가 된다”고 했다.
현재 GDP의 2%인 나토 방위비 증액 목표치를 5%로 상향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으로 유럽 국가들은 예산 관리가 여느 때보다 중요해져 섣불리 방위비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관료들은 트럼프 심기에 맞추려면 (방위비에) 더 많은 돈을 배정해야 한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지만 어떻게 돈을 마련할지 난감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경제 연구 기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러시아·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 착수할 경우,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과 자체 국방 역량 강화를 위해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이 부담할 비용이 향후 10년간 최소 3조1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영국 연구기관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이날 “지난해 세계 각국이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응하려 추가 자금을 방위비로 지출했지만, 트럼프가 나토 회원국에 요구하는 ‘GDP 5% 증액’ 실현은 아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IIS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지출한 방위비는 전년 대비 7.4% 오른 약 2조4600억달러(약 3560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각국 방위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1.9%에 그쳤다.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 방위비는 전년보다 41.9% 오른 13조1000억루블(약 200조8230억원)로 GDP의 6.7%였다. 미국은 지난해 GDP의 3.4%인 9680억달러를 방위비에 지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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